격전지로 몰린 두 전·현직 대통령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열흘 앞두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서로 다른 격전지에서 유세를 벌였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혼란과 부패, 무능의 2년"이라고 규정하며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란전을 "불필요한 전쟁"으로 지목하고 관세와 전쟁이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비판한 대목도 눈에 띕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위한 유세를 열고 민주당을 "급진적 공산주의 세력"으로 몰아세웠습니다. 민주당이 이기면 1929년 대공황과 같은 위기가 닥친다는 경고까지 내놨는데요. 두 사람이 조지아와 미시간 등 핵심 격전지를 번갈아 찾으면서 선거전은 사실상 대통령급 대결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마이웨이' 행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통상 노선에는 선거 결과와 무관한 변수가 적지 않습니다. 301관세에 따른 관세율 책정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핵연료 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문제도 진전이 더딥니다. 주한미군 전시작전권 전환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한국 참여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채 선거에 활용됐습니다.
이란전은 8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가 급등이 선거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출구전략이 절실해졌고, 선거 직후 핵개발 시설이나 후티 반군을 대규모로 타격한 뒤 철수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됩니다. 1기 때도 의회를 우회해 행정권으로 밀어붙였던 만큼,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도 행보가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의회 견제와 북미회담의 조건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이 전국 단위에서 11%포인트 앞선다는 조사에도 상원 탈환은 쉽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공화당의 자금력과 텃밭 구도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재개해 정치적 유산을 남기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접촉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의회 장악 구도에 따라 협상력이 약해지면 회담이 일회성으로 끝날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