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배제 논란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안에 수도권을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에서 제외하는 방향이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도가 직접 목소리를 낸 건데요. 사실 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지난해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을 준비하며 이미 한 차례 불거진 쟁점입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부적으로 수도권 외 지역 우대 조항이 담긴 초안을 마련해 두고도, 대외적으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용인과 평택, 이천 등 반도체 벨트를 형성한 경기도민과 관련 업계는 큰 혼란에 빠졌고, 불필요한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존 수도권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기 전까지 논란은 계속되었죠.
경기도가 내세우는 생태계와 현실적 과제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가 이미 반도체 앵커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어우러진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판교의 설계 기능과 용인·평택 등의 생산 기반을 연결해 시스템 및 AI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려는 계획도 세워져 있는데요. 문제는 이 클러스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려면 하루 100만 톤 이상의 용수와 대형 원전 10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경기도는 이러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16GW 규모의 전력과 하루 107만 톤의 용수 공급 계획을 수립했고, 가천대·명지대·경기대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송전선과 취수장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며, 정부 정책이 불투명할 경우 기업들의 장기 투자 결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로섬이 아닌 플러스섬을 주장하는 이유
김동연 지사는 국토 균형 발전을 지역 간 제로섬 경쟁이 아닌,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산업 육성을 통한 플러스섬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균형 발전이며, 이를 통해 전반적인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5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과업입니다. 정부의 약속을 믿고 투자한 국내외 기업들이 정책 변화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물론 비수도권의 반도체 산업 육성 필요성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존 수도권 벨트와 지방 산업이 연계 발전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충분한 소통을 거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