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경제난 속 이란의 딜레마
전쟁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이란의 민심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물가는 2배 이상 뛰었고 국민 소득은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경제 상황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군인과 경찰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은 바닥났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테헤란 등지에서는 정부가 협상에 나서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제 우리가 협상 지렛대를 쥔 유리한 위치에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찬가지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도 국민이 배를 골아가는 상황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민생 회복을 위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현실론은 결사항전을 외치는 내부 강경파와의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의 압박과 지도부 공백이라는 변수
미국은 이란을 향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예고하며 경제적 숨통을 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란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한 전방위 압박 계획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아직 올바른 합의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이란 지도부가 대거 제거되면서, 누구와 협상을 해야 할지조차 불분명해졌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완성까지 2주가 남았을 때 B-2 폭격기로 선제 타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결정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의 핵 시설 재건과 군사력 복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측은 이를 경제 테러리즘이자 반인도적 범죄라고 규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갈수록 고갈되는 국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속사정입니다.
협상의 전망과 남은 과제
이란 내부에서는 제재를 극복하기 위해 이라크와의 경제 협력 강화나 달러 의존도 탈피 같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안만으로 미국의 전방위 제재를 돌파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이란 지도부 앞에는 민생을 살리는 협상과 체면을 지키는 대응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기로가 놓여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강경 기조가 중동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교적 해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은 물론 내륙까지 미국이 통제하고 있다며 전략적 우위를 자신했는데요. 이란의 현실론과 미국의 강경 기조가 교차하는 가운데, 양측이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