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5·6위의 이례적 대결, KCC가 먼저 웃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KCC가 고양 소노를 75-67로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5위(KCC)와 6위(소노) 팀이 맞붙는 이례적인 대결인데요. KCC가 원정에서 선제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순위와 무관하게 플레이오프에서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6전 전승의 돌풍을 일으키며 첫 결승에 오른 소노는 홈에서 첫 패배를 기록하며 무패 신화가 깨졌습니다. 두 팀은 7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르며, KCC는 우승에 한 걸음, 소노는 시리즈 균형을 되찾는 데 집중할 전망입니다.
‘느림의 미학’과 팀워크가 빚은 KCC의 승리 공식
KCC의 승리를 이끈 가장 큰 요인은 압도적인 골밑 장악력과 전략적인 경기 운영이었습니다. 외국인 선수 숀 롱이 22점 19리바운드라는 괴물 같은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소노의 라인업을 완전히 제압했는데요. 그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추가 기회를 창출하는 등 경기 내내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또한 KCC는 소노의 가장 큰 무기인 빠른 속공을 ‘딜레이드 게임(의도적으로 템포를 늦추는 전략)’으로 무력화시켰습니다. 소노는 이 경기에서 단 한 점의 속공 득점도 올리지 못했고, KCC는 느린 템포로 공격을 꾸준히 가져가며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켰습니다. 공식 기록상 소노의 속공 득점이 0점이었다는 점은 KCC의 작전이 얼마나 철저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승리의 또 다른 축은 팀워크였습니다. 에이스 허웅은 초반 부진했지만, 3쿼터에 들어서자마자 3점슛 3개를 연속 성공시키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동료 숀 롱의 격려가 있었는데요. 롱은 경기 후 "나 자신을 희생하면서라도 팀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서로 북돋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팀 내 정신적 지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최준용 역시 ‘봄 초이’답게 고른 활약으로 팀에 힘을 보탰습니다. KCC는 개인의 활약뿐만 아니라, 슛을 놓쳤을 때 서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진정한 팀 농구로 승리를 만들어냈습니다.
패배를 딛고 일어설 소노, 그리고 남은 시리즈의 변수
소노는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에서 홈 팬들의 열띤 응원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정현(18점)과 나이트(14점)가 분전했지만, KCC의 견고한 수비와 높이 앞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손창환 감독이 사전에 우려를 표했던 KCC의 다각적인 공격 옵션(허훈, 허웅, 송교창, 최준용, 숀 롱) 앞에서 수비 계획이 흔들린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노에게도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최종 우승 확률은 약 71.4%에 불과합니다. 즉, 1차전을 패배한 팀이 시리즈를 뒤집은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죠. 소노는 빠른 전환과 외곽 사격이라는 본래의 장점을 2차전에서 어떻게 살려낼지가 최대 과제입니다. KCC 이상민 감독은 승리를 분석하며 허훈과 숀 롱의 활약을 칭찬했고, 소노 손창환 감독은 KCC의 강력함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경기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암시했습니다. 역사적으로 1차전 승리가 항상 최종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남은 시리즈는 여전히 팽팽한 접전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