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유병호 구속적부심 기각…구속 상태 유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의 부실 감사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구속 상태를 벗지 못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는 8월 6일, 유 위원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기각했는데요. 재판부는 청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로써 유 위원은 구속된 채 특검 수사를 계속 받게 됐습니다.
유 위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맡게 된 경위에 대한 대면조사를 서면조사로 바꾸도록 지시하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조사도 자제시킨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혐의에 더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지난달 20일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번 적부심에서도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입니다.
특검, 최재해 전 원장 소환…책임 소재 쟁점화
유 위원의 구속이 유지되는 가운데, 특검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특검팀은 최 전 원장이 관저 이전 감사 과정에서 부실 감사를 지시하거나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는데요. 하지만 최 전 원장은 감사에 관여한 바가 없으며, 유 위원의 부당한 지시나 대통령실과의 소통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최 전 원장이 유병호 전 사무총장과 선을 긋는 모습으로, 감사원 내부에서 책임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두고 쟁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검은 최 전 원장의 관여 여부를 계속 파악하면서 조만간 유 위원을 재판에 넘길 방침입니다.
'21그램' 봐주기 의혹…감사원 독립성 논란
이번 사건의 핵심에는 관저 공사를 맡은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 및 시공을 맡은 업체로, 대표 부부가 김 여사와 두터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사원은 2022년 10월 국민감사 청구를 받고 약 2년 만인 지난해 9월 보고서를 냈지만, 업체 선정 경위나 핵심 의혹들이 누락돼 부실 감사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검은 대통령실이 유 위원에게 21그램 관계자를 대면 조사하지 말고 서면으로 처리해달라고 청탁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관여 정황도 의심하고 있습니다. 국가 감사 기관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감사를 축소했다는 의혹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낳고 있습니다. 유 위원의 혐의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재판부는 감사권 남용의 범위와 대통령실의 개입 정도를 면밀히 따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