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이어진 긴급 보강 작업
7일 오전 8시경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이스트의 한 37층 건물에서 구조적 문제가 신고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당국은 21층과 22층의 철골 기둥 두 개가 휘어지고 일부 층 바닥이 처진 것을 확인했는데요. 이에 따라 인근 건물 9개 동에 대피령이 내려지고 일대 도로가 전면 통제되면서 주변은 일순간에 비상 상황에 놓였습니다.
뉴욕시는 7일부터 8일 새벽까지 현장에서 긴급 보강 작업을 벌였습니다. 하중을 견디지 못해 휘어진 기둥 부위에 비상용 유압잭을 설치해 건물을 받쳤고, 주변에는 새로운 강철 지지대를 추가로 용접했습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임시 지지대 설치 후 건물에 추가적인 움직임이 없다고 밝혔고, 일부 대피령도 해제됐습니다. 아메드 티가니 뉴욕시 건축국장은 직접 21층까지 올라가 점검한 뒤, 현재 건물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증축으로 늘어난 하중이 발단
이번 사고의 원인은 상부 증축으로 인한 하중 증가로 보입니다. 해당 건물은 1960년대에 지어져 제약회사 화이자의 옛 글로벌 본사로 사용되던 곳인데, 최근 1,600여 세대 규모의 주거 시설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개발사인 메트로로프트는 22층부터 15개 층을 옆으로 확장하면서 늘어난 하중 때문에 기둥 두 개가 변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개발사 측은 피해가 증축 구간 일부에 국한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네이선 버먼 대표는 건물의 95%가 구조적으로 온전하며 갑자기 무너질 위험은 없다고 덧붙여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려 했는데요. 존 에스포지토 뉴욕 소방청장 역시 국지적인 붕괴 가능성은 있지만 건물 전체가 무너질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리모델링 중인 고층 건물에서 기둥이 휘고 바닥이 처지는 현상 자체가 보통 수준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팬데믹 이후 주거 전환 붐과 구조적 우려
사실 이번 건물은 노후 사무실을 아파트로 바꾸는 최근 뉴욕의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실이 늘어난 노후 상업용 빌딩을 주거 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이 급증했고, 뉴욕시도 세제 혜택을 내걸며 이를 적극 장려해 왔습니다. 해당 공사는 기존 건물 개조와 함께 1905년에 지어진 10층 건물 위에 19층을 새로 올려 연결하는 고난도 작업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방식은 일반적인 신축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복잡하고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노후 건물의 낡은 구조물 위에 새로운 하중을 얹거나 옆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설계와 시공의 미세한 오차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죠. 이번 사건은 팬데믹 이후 뉴욕에서 활발해진 오피스-투-레지던스 전환 붐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향후 뉴욕시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 상업용 건물의 주거 전환 공사에 대한 보다 철저한 구조 검토와 안전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