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을 멈춘 위성 통신 장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격퇴 작전에 활용해 온 군용 위성통신 시스템 스타실드가 지난 10월 13일부터 속도 제한에 걸렸습니다.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스타링크 기반의 이 시스템은 드론 조종과 요격, 지휘 통신을 담당하는 핵심 자산인데요. 시속 160km 이상에서 신호가 끊기면서 전방 포병부대의 작전 수행에 직접적인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사전 경고 없이 제한이 적용돼 중거리 타격과 드론 요격 임무가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타실드가 아직 정상 복구되지 않아 민간인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책임을 둘러싼 공방
논란의 중심에는 제한 조치의 배후가 누구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로이터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백악관 지시에 따른 의도된 조치라고 보도했고, 백악관은 곧바로 이를 부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시한 일이 아니다"라며 머스크도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대로 머스크는 엑스에 "스타실드의 속도와 사용 제한은 미군 당국과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적어 책임을 정부 쪽으로 돌렸습니다. 양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미 상원에서는 민주·공화 양당 의원 9명이 국방부 감찰관에 긴급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15일 기준 제한은 해제돼 서비스가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럽이 다시 꺼낸 안보 주권
이번 사태는 단일 상용 플랫폼에 안보를 의존하는 구조의 위험을 드러냈습니다. 폴란드 외무장관은 머스크를 향해 제품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냐고 공개 질타했고, 유럽 각국은 독자 위성통신망 확보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대안은 마땅치 않습니다. EU는 기존 정부위성통신체계에 우크라이나를 포함시키려 하지만, 독자망인 아이리스2는 2029년 발사 예정입니다. 프랑스의 원웹 위성도 648기에 그쳐 스타링크의 1만 기 이상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당장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없다는 점이 유럽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