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꺼내 든 '반성문'
오세훈 서울시장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1주년을 맞아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는 "성적표가 차마 펼쳐보기 괴로울 만큼 참담하다"고 말했는데요. 사흘 뒤인 18일에는 페이스북에 '서울시의 반성문, 일독을 권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같은 메시지를 이어갔습니다.
그가 꺼내 든 카드는 서울시가 직접 만든 백서입니다. "반성 없는 정책은 실패를 반복하고 그 대가는 언제나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문장으로 정부와 여당에 과거 정책을 돌아보라고 요구한 겁니다.
백서에 담긴 숫자들
핵심 근거는 16일 공개된 '서울시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입니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기인 2012~2020년 서울의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389곳, 57%가 해제되면서 약 43만 호의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는 분석인데요. 이 가운데 159곳은 사업시행인가 단계까지 진행된 곳으로, 전체 해제 건수의 41%에 달합니다.
착공 물량도 함께 짚었습니다. 20162020년 연평균 2만9천 가구였던 정비사업 착공은 20212025년 1만5천 가구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해제된 구역 중 177곳은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했고, 도시재생에 투입된 1조960억 원의 재정도 효율 논란을 남겼습니다. 오 시장은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주택의 삭제"라고 표현했습니다.
남은 공방과 과제
반대편 논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현재의 공급 절벽을 현직 시장의 책임으로 보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고, 오 시장은 이를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고 맞받았습니다. 서울시는 2021년 이후 정비구역 172곳을 새로 지정하며 직전 5년간의 77곳보다 두 배 이상 늘렸고, 2031년까지 31만 호를 착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다만 구역을 되살려도 이주비 대출 등 자금 조달 문제로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쟁점은 누구의 책임인가를 넘어, 공급이 실제로 언제 속도를 낼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