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루 3명 사형 집행…16년 만에 재현된 '사형의 날'과 세계적 논란

서아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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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4일 오후 1:33

발행: 2026년 8월 14일 오후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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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6년 만에 하루 3건의 사형이 동시 집행되며 사형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집행 건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국민적 여론은 역대 최저 수준의 찬성률을 보이며 정책과 괴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일부 주의 강경 대응 속 오판 우려도 제기되는 가운데, 레바논은 중동 최초로 사형제를 폐지하고 한국은 29년째 집행을 멈춘 실질적 폐지국으로 남아 있어 세계 각국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됩니다.

16년 만에 하루 3건, 미국 사형 집행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하루 동시에 3명의 사형수가 처형되었습니다. 지난 13일 테네시, 오클라호마, 앨라배마주에서 각각 앤서니 대럴 하인스, 카를로스 쿠에스타-로드리게스, 제레미 윌리엄스에 대한 독극물 주사형이 집행되었는데요. 이처럼 하루에 3건의 사형이 동시에 이뤄진 것은 2010년 이후 약 16년 만의 일입니다.

이번에 처형된 이들은 모두 끔찍한 살인 사건의 가해자들이었습니다. 하인스는 1985년 모텔 청소부를 살해한 혐의로 뇌졸중으로 인한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집행을 막아달라 신청했으나 기각되었고, 쿠에스타-로드리게스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70세에, 윌리엄스는 2021년 5세 여아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뒤 항소를 포기한 42세였습니다.

최근 미국의 사형 집행은 확연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개 주에서 총 47명이 처형되어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고, 올해만 벌써 22건이 집행되었습니다. 특히 플로리다주가 19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여론은 반대로 흐르는데, 정책은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내 사형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실제 정책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살인범 사형 찬성은 52%로 197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반대는 44%까지 올라 196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사실 대중의 기류가 점점 사형제에 등을 돌리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과 일부 주에서는 사형 제도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방 사형 제도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흉악 범죄 억제를 위해 사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약물 주사형이 복원되고 총살형까지 공식 허용되었습니다. 플로리다의 론 디샌티스 주지사 역시 배심원단 만장일치 요건을 완화하는 등 강경 정책을 밀어붙여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1명의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당연히 오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사형제도정보센터에 따르면 1973년 이후 플로리다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이들 중 30명이 누명이 밝혀져 석방되었습니다. 이런 통계가 나오는 상황에서 집행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세계는 폐지로, 한국은 멈춰 있습니다

미국이 사형 집행을 늘리는 동안,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바논 의회는 지난 11일 사형제를 법적으로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04년 이후 22년 넘게 집행을 중단해온 레바논은 이번 결정으로 중동에서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법적으로 없앤 첫 번째 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폐지국이 늘어나는 추세와 별개로,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4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최소 2,707명이 사형되며 전년 대비 78% 급증했는데, 대부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된 결과입니다.

한국은 이 모든 논란의 한가운데에서도 조용합니다. 1997년 12월 이후 29년째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국제앰네스티가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할 정도입니다. 법무부 장관의 서명이 필요한 제도적 특성상 사형수는 사실상 무기수와 다를 바 없는 상태인데요. 미국의 강경 대응과 레바논의 폐지 선언 사이에서, 한국의 사형제는 오랫동안 정지 화면처럼 멈춰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