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과 유가가 품은 선거 전략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6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전쟁을 장기화하려는 의지를 굳히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지렇대로 삼아 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대치를 지속하려는 셈법을 세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에너지 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길 수 있습니다. 이란 지도부는 개전 초기 타격을 흡수한 뒤 내부 결속을 다졌으며, 현재 협상에 나설 조짐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습 능력과 제재의 한계
이란이 장기전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미군의 군사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 정보당국은 미군이 탄약 재고 부족으로 대규모 추가 공습을 감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비축분을 충분히 확보해 장기전 여력을 갖춘 상태라고 평가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제재를 고수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란의 회복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어 뚜렷한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사실상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라는 두 갈래 카드 모두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겁니다.
전후 구상은 시작됐지만 변수가 산적해
전쟁이 끝나지 않은 사이 트럼프 행정부는 벌써 전후 중동 질서 재편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시키고 이스라엘과 수교를 성사시키는 것이 핵심 목표인데요. 다만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요구하며 선을 긋고 있고, 이스라엘은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앞두고 내부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이 그리는 중동 구상은 여전히 현실과 괴리가 크며, 전쟁 종식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보입니다.
이란은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시계를 돌려보며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지정학적 카드를 흔들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쟁 수행 능력과 외교적 해법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으며, 중동 질서 재편이라는 거대한 그림도 당장은 먼 이야기로 남아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양측의 부담은 커질 텐데요, 어떤 형태로든 결국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점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