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격차가 부른 내부 균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를 두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DX 직원들은 메모리 호황으로 DS 쪽 보상이 커지는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TV 사업은 원가 부담과 수요 정체로 실적이 눌려 보상에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DX 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48조 원, 영업손실 8000억 원을 기록하며 2021년 부문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를 냈습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와 보상 격차가 겹치면서 노사 갈등은 추석 연휴를 넘어 장기 농성으로 번졌습니다.
DX 중심의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수원사업장과 서초사옥을 넘어 서울 용산의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도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조는 전사 차원의 공통 재원을 마련해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의 경기 주기를 상호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회사는 부문별 재원 분리 원칙을 고수하며, 각 사업부가 독자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숫자로 본 DS와 DX의 온도차
쟁점의 핵심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도입된 특별경영성과급입니다.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삼아 40%는 부문 공통으로, 60%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영업이익 300조 원을 가정하면 메모리 직원은 기존 성과급을 포함해 1인당 약 6억 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직원은 약 2억1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에 따라 보상 격차가 최대 4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이 직원들의 불만을 키운 겁니다.
DX 부문 직원들이 체감하는 보상 격차는 목표달성장려금에서도 드러납니다.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에서 DS 메모리사업부는 기본급의 100%를 받은 반면, DX의 모바일과 네트워크,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50%, 생활가전은 25%에 그쳤습니다. 2027년부터는 적자 사업부에 DS 공통 지급률의 60%만 적용하는 방안도 예정돼 있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의 적자가 이어지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꺼낸 카드와 남은 과제
이런 가운데 노태문 DX 부문장 겸 사장은 다음 달 27일 DX 전 직원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 계획입니다. 비공개 경영현황 설명회를 거쳐 마련된 자리로, 직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고 실적 개선 방안과 보상 원칙의 변화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회사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기술 경쟁력과 판매 확대로 상쇄하고, 인공지능 전환과 로봇, 냉난방공조 같은 미래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하는 공통 재원 마련과 회사의 부문별 분리 원칙이 좁혀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타운홀에서는 성과급 산정 기준뿐 아니라 최근 불거진 노조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경영진 입장도 나올 수 있어 관심이 쏠립니다. 10월 회의가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을 풀 실마리가 될지, 아니면 장기 대치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