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거래일 만에 11% 돌아본 코스피
지난주 국내 증시는 숨 돌릴 틈 없이 달렸습니다. 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6977.94선까지 오르면서 주간 기준으로는 11.49%라는 큰 폭의 반등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6조 5천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시장을 이끌었고, 기관까지 동참하면서 수급 여건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덕분에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한 달 전보다 36%나 하락하며 짙었던 불안 심리가 한결 누그러진 모습입니다.
물론 가파른 상승 뒤에는 어김없이 속도조절 목소리가 나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밴드를 6600에서 7350선 사이로 보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지나친 기대감이 실제 실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하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습니다.
반도체와 물가가 밀어준 상승 동력
이번 반등의 가장 큰 버팀목은 역시 반도체 업황이었습니다. 8월 상순 국내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5% 이상 급증하며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이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수준입니다. 여기에 샌디스크가 2028년부터 영업이익률 75%와 잉여현금흐름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히면서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전기전자 업종이 주간 기준 16% 넘게 급등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미국 물가 지표가 시장에 한 줄기 빛을 던진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4%에 머물렀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시장 전망치인 4.9%를 밑도는 4.7%를 기록했습니다. 이 덕분에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32%까지 낮아졌고, 원·달러 환율은 1413원대로 안정을 찾으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에도 탄력이 붙었습니다.
8500선 vs 실적 하향 조정…열린 미래
시장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가 6800~7000선에 안착하면 주가수익비율 7배 수준인 8500선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쉽게 말해 밸류에이션 정상화와 달러 약세만 제대로 작동하면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겁니다. 삼성증권 김종민 연구원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악재보다 호재에 더 민감해졌다며 안도 랠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경계심을 드러내는 시각도 있습니다. BNK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일부 반도체 기업의 평가이익이 실제로는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며, 코스피200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를 60조에서 100조 원가량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최근 레버리지 ETF 열풍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두 달간 약 55조 원의 손실을 본 반면, 수수료 수익만 증권사와 거래소에 쏠린 점도 시장 구조적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시장의 시선은 19일에서 20일 사이 공개될 7월 FOMC 의사록에 쏠려 있습니다. 연준 내부의 금리 인상 논의 강도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텐데요. 매파적 기조가 확인된다면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호재와 악재가 정교하게 맞붙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