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와 엔화가 만든 환율 폭풍
원/달러 환율이 1,428.5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31일 장 초반에는 1,430원까지 오르기도 했는데요, 이는 미국 달러의 강세와 일본 엔화의 약세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이 154엔대를 넘어서면서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매파적 발언을 한 이후 달러 강세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파월 의장은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누그러뜨렸죠. 동시에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하면서 엔화 약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 정책이 만든 금리차 확대
미일 양국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 차이가 환율 변동의 본질적인 원인입니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일본은행은 정반대의 길을 걸고 있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내년 춘계 임금交涉 결과를 확인한 후에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당분간 일본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일 금리차 확대 전망이 더욱 굳어지면서 엔화 매도 심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엔/달러 환율이 154.45엔까지 떨어지는 등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과 신중론이 엔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는 겁니다.
한미 협상과 수급 요인의 복합적 영향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었음에도 환율이 예상만큼 하락하지 않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협상 내용이 선방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반도체 관세와 농산물 개방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순유출 규모가 상당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흘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1조 8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달러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죠. 다만 기획재정부가 1,430원선 위에서 경계감을 보이고 있어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시장의 흐름
상상인증권은 2026년 평균 달러-원 환율을 1,441원으로 전망하며 기존 예측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미 투자로 인한 추가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인데요,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약 100원 전후의 환율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준비자산 감소가 누적될 경우 환율의 펀더멘털 상향 압력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유예하고 미국산 대두 구매를 약속했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 인하 폭이 제한적이어서 미중 긴장 완화에 따른 달러 약세 기대감은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당분간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