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부터 얼어붙은 지방의회들
7월은 전국 지방의회들이 새 임기를 시작하는 개원의 달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어디서든 환호성보다 갈등의 소리가 먼저 들리고 있는데요. 고양특례시의회는 의장단 선출을 두고 여야가 강대강으로 맞서며 개원식을 무기한 연기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구성 시도를 규탄하며 공개토론까지 제안했습니다. 경기북부를 보면 의정부와 남양주시의회 역시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대립과 다수당 내분으로 본회의가 파행을 겪었습니다.
반면 대구 달서구의회는 사흘간의 보이콧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국민의힘 이선주 의원이 의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성순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상임위원장직도 배분했는데요. 이처럼 여야가 대립을 끝내고 협치의 테이블로 돌아온 사례는 요즘 의회들 사이에서 오히려 반가운 소식으로 들립니다.
반복되는 동수 구조의 덫
충남 서산시의회는 임기 시작 9일 만에야 겨우 의장단을 선출했습니다. 여기서도 초반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등 파행이 이어졌지만, 결국 국민의힘 장갑순 의원이 의장으로, 김기욱 의원이 부의장으로 각각 만장일치로 당선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서산시의회가 7대 7 완벽한 동수 구조라는 겁니다. 민주당은 결선 투표 시 연장자 우선 원칙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소모적 대립을 접고 합의했는데요.
사실 이런 동수 구조는 서산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선거구제 특성상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는 지방의회가 늘면서, 원구성을 둘러싼 기 싸움이 반복되는 구조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정의당 측에서는 소선거구제 유지로 인한 동수 선출 구조가 근본 원인이라며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민생은 뒷전, 정쟁은 앞장
경남도의회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준 신임 의장은 민생경제 회복과 책임 있는 의정 운영을 내세우며 행정통합 문제도 도민의 뜻과 실질적 혜택을 우선으로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남도의회 의장단 10석 전체가 국민의힘 몫으로 결정되면서 일각에서는 다양한 정치적 색채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당연히 지방의회들이 원구성에 매몰리는 사이 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새 단체장들이 취임 초반 조직개편과 현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것과 대조적으로, 의회는 정작 중요한 예산 심의와 조례 정비를 미루고 있는 셈입니다. 지방의회가 시민의 삶을 챙기는 책임 있는 의정 기관으로 거듭나려면, 원구성 다툼을 넘어서는 성숙한 협치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