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흔들린 뉴욕 증시
미국과 이란의 60일 휴전 시한이 만료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린 가운데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이 여파로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는데요. 브렌트유는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서며 시장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 연장 의향이 없다고 밝혔고, 이란은 미국이 합의를 위반했다며 외교 실패 시 전면 공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내 유조선 억류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죠. 결과적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4.50달러, 브렌트유는 90.87달러까지 오르며 2거래일 연속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당연히 유가 급등은 채권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계심에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했고,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2007년 6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인 5.31%까지 치솟았습니다. 10년물 금리 역시 4.725%까지 오르며 증시의 부담을 키웠죠.
안전자산 선호와 인플레 공포의 딜레마
이런 상황에서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내리며 힘겨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3,459.78에, S&P 500 지수는 7,745.06에 각각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6,644.91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여름 휴가철이라 거래량이 한산한 탓에 시장 변동성이 더욱 부각된 모습이었는데요.
사실 이번 유가 상승은 단순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운송비와 생산비가 늘어나면서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기 때문이죠. 이미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고는 약 4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에너지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반도체 업종에서는 선택적 강세가 나타나며 시장 내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마이크론은 미 정부가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구매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약 4% 상승했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SK하이닉스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는 3% 넘게 밀리며 빅테크의 행보가 엇갈렸죠.
향후 시장의 시선은 연준과 기업 실적에
향후 시장의 관심은 단연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주요 기업 실적에 쏠리고 있습니다. 오는 19일 공개될 7월 FOMC 의사록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힌트가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홈디포와 월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실적 발표도 경기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입니다.
물론 반도체 업황의 향방을 가늠할 26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입니다. 중동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에서 기업 실적이 시장의 불안감을 달랠 수 있을지, 아니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우려가 더 큰 힘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