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선고 뒤 이어진 만찬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이틀 야권 의원들을 공관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지난 23일 선고 이후 한남동 공관에서 열린 만찬에는 윤상현·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조은희·조정훈·이상휘 등 국민의힘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참석했고, 다음 날에는 권영진·엄태영·김소희·박수민·서명옥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자리마다 두 시간가량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보수 진영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달라"는 덕담을 건넸습니다.
분위기를 띄운 건 삼행시였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오뚝이처럼, 세파를 이겨내니, 훈풍이 분다"는 문구를 선보였고, 윤상현 의원은 '비행기'로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행동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건배사를 했습니다. 오 시장은 "다 같이 뭉쳐야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반장·비한' 정서가 만든 빈자리
배경에는 당내 지형이 자리합니다. 박정하 의원은 라디오에서 "반장동혁·비한동훈 의원이 다수"라며 "장 대표에 대한 방임과 한동훈 의원에 대한 반감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안 부재로 유지되던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는 겁니다.
오 시장의 보폭은 상임위 쪽으로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 행정안전위·국토교통위·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과의 회동을 조율 중인데요. 서울시 감사를 진행했거나 세운4구역 재개발 갈등으로 맞붙었던 상임위를 직접 찾아가는 행보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장동혁 대표와 만나 "상고를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줘 고맙다"는 인사를 나눈 장면도 전해졌습니다.
통합의 문턱에 놓인 삼각관계
문제는 속도보다 결속입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의원 사이의 불신은 여전합니다. 이 의원은 "뒤에서 공작하고 상도덕에 맞지 않는 사람은 안 된다"며 견제를 이어갔고, 한 의원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적도 무게가 있습니다. 그는 "사람 몇 모인다고 통합이 되지 않는다"며 "다수 국민을 내 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배종찬 전문가는 오 시장과 한 의원, 이 의원이 뭉칠 경우 중도와 청년층을 아우르는 조합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식사 자리에서 확인된 것은 통합의 방향이지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지자체장이라는 제도적 한계와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이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