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당사에 찾아온 수사관들
검찰과 경찰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합수본)의 수사관들이 야당인 국민의힘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은 대한민국 정당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합수본은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조직적으로 가입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당원 명부 등 자료 확보에 나섰는데요. 그러나 당직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자료 확보에는 실패하고 영장 집행을 중단한 채 철수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야당 탄압’과 ‘독재의 시작’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정치 공방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필라테스’ 작전과 정치개입 의혹
합수본이 이처럼 강력한 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신천지의 체계적인 정치 개입 의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신천지가 ‘필라테스’라는 작전명으로 2021년 대통령 선거 경선과 2024년 총선 경선을 앞두고 수만 명의 신도를 국민의힘에 조직적으로 입당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비를 대납하고, 지역별로 할당량까지 부여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는데요. 더 구체적으로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당원 가입을 지시했으며, 고위 간부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된 상태입니다. 이 ‘은혜’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신천지가 대규모 감염 진원지로 지목됐을 때,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압수수색을 막아줬다는 일부 주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를 통해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수사의 향방과 정치적 파장
이번 압수수색은 합수본이 지난달 말 신천지 총회 본부와 이만희 총회장 자택 등을 수색한 데 이은 두 번째 큰 행보입니다. 수사 당국은 정당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러나 수사의 균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합수본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의원에 대해서는 출범 2개월이 지나도록 본인 소환을 하지 않고 있어, 야당 측에서는 ‘편향 수사’라는 비판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박성훈 수석대변인을 통해 “단 한 장의 자료도 가져가지 못했다”며 수사의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합수본은 추후 압수수색을 재개할 의사를 밝히고 있어 사건은 장기전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한 종교단체의 불법 행위 수사를 넘어, 정교 유착에 대한 사회적 의혹과 정치권의 치열한 공방이 교차하는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향후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