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AI 충격에 흔들린 반도체 랠리
중국 스타트업 문샷이 공개한 AI 모델 '키미 K3'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큰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모델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낮은 비용으로 구현하면서, 고가의 고성능 반도체가 꼭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었습니다. 사실 이는 지난해 딥시크 사태 이후 또다시 불거진 '중국발 AI 쇼크'인데요, 시장은 이번에도 반도체 수요 감소와 빅테크 수익성 악화를 동시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급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수는 주간 10% 넘게 밀리며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기술적으로 약세장 진입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반도체 업황의 랠리가 꺾인 것 아니냐는 시장의 불안 심리가 팩트로 굳어지고 있는 겁니다.
공급 과잉 우려에 덮친 실적 경계심
반도체 시장의 악재는 중국발 AI 모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타이완 TSMC가 2분기 호실적과 함께 설비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은 이를 공급 확대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 하락과 실적 둔화가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오히려 깜짝 실적에도 주가는 하락하는 모순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고성능 AI 모델의 등장이 결국 미국산 프리미엄 AI GPU 서버 랙 수요를 더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전망인데요. 메타는 데이터센터 잉여 컴퓨팅 자원을 앤트로픽에 임대하며 자원 수익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고, 애플은 막대한 자본 지출 없이 효율성을 증명하며 시총 1위를 되찾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빅테크 기업들의 실제 설비투자 규모에 쏠려 있습니다. 특히 이번 주 알파벳을 시작으로 이어질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46개국 최하위로 밀려난 코스피
이러한 글로벌 악재는 한국 증시에 특히 가혹하게 작용했습니다. 코스피는 최근 한 달간 28% 넘게 하락하며 G20과 OECD 회원국 등 주요 46개국 중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대만, 일본 증시와 비교해도 훨씬 가파른 낙폭인데요, 이는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 비중이 크고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 있어 수급 충격이 극대화된 결과입니다.
당연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들은 투매성 매물에 시달렸고, 제헌절 연휴 이후 매도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되며 시장의 공포 심리는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12개월 선행 PER이 역사적 저점권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수준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인 저점일 수 있다고 보지만, 레버리지 발 수급 혼란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