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국경분쟁 재점화…휴전 중재 무력화 속 민간인 희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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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4일 오후 10:49

발행: 2025년 12월 14일 오후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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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휴전 중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격화되고 있습니다. 12월 7일 전투 재개 후 첫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고, 캄보디아는 보복으로 국경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100년 이상 지속된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영유권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양국은 첨단 무기까지 동원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미국의 중재 시도에도 양국 지도부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며, 50만 명이 넘는 주민이 피난하는 등 위기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첫 민간인 사망이 의미하는 것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중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격화되면서, 전투 재개 후 첫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14일 캄보디아 측에서 발사된 로켓 공격으로 63세 농촌 주민 한 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지난 7일 재개된 대규모 교전이 단순한 국경 충돌을 넘어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수준으로 확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입니다. AP 통신은 현장에서 남성 시신이 앰뷸런스로 운반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민간인 피해는 양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태국은 캄보디아의 BM-21 다연장 로켓 발사대가 정확도가 낮아 대부분 사람이 떠난 지역을 타격한다고 주장하지만, 한 발의 오발탄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던 한 시민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캄보디아 측도 자국 민간인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6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히며, 전쟁의 고통이 군인에게만 머물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100년 묵은 영토 갈등의 재점화

이번 충돌의 직접적인 촉매제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입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1907년 프랑스 식민지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국경선 문제에 있습니다. 국경의 경계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지역을 두고 양국이 수십 년간 소규모 교전을 반복해 왔죠. 올해만 해도 7월 충돌로 최소 48명이 사망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고,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잠시 휴전 협정이 체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두 달 만인 12월 7일, 태국 시사껫주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을 계기로 휴전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태국은 캄보디아가 새로 지뢰를 매설했다고 주장하며 보복 공격에 나섰고, 캄보디아는 이를 부인하면서 맞대응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한 치의 땅을 놓고 벌어진 역사적 분쟁이 다시 전면전으로 비화된 겁니다. 캄보디아는 태국군의 F-16 전투기가 자국 푸르사트주를 ‘융단폭격’했다고 비난하며, 심지어 11세기 유적 타크라베이 사원이 파괴됐다고 주장합니다. 태국은 오히려 캄보디아가 그 사원을 군사 기지로 활용했다고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군사행동과 차단된 국경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국이 휴전 협정에 복귀했다고 발표한 직후, 태국의 아누틴 총리는 정반된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영토와 국민에 대한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며 강경 기조를 이어갔는데요. 이에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의 폭격이 계속되자 보복 조치로 태국과의 모든 국경 통행을 전면 차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경 차단 기간은 추후 공지된다고 합니다.

전투 양상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사정거리 30~40km의 로켓 발사대로 태국 영토에 수천 발의 로켓을 퍼붓고 있고, 태국은 전투기 공습으로 맞대응 중입니다. 양측 모두 정찰 및 폭탄 투하 드론까지 동원하면서 첨단 무기를 활용한 현대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태국은 자국 군인 15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한 반면, 캄보디아 군인은 최소 221명이 죽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태국의 발표가 허위 정보라며 정확한 사망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중재와 좁혀지지 않는 간격

이러한 위기 상황에 말레이시아가 아세안(ASEAN) 관측단을 국경에 배치해 중재에 나서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위성 감시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죠. 캄보디아 총리는 이 제안을 환영했지만, 태국 외교부 장관은 “휴전 선언 전에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태국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감시단 배치에는 협력할 수 있으나, 전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방적인 휴전은 불가능하다는 거죠.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모든 당사국이 평화 협정 서명 시 약속한 사항을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더 나아가 “살상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력이 현지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국 지도부는 자국의 영토 주권과 국민 안보를 내세우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외교적 해결의 문은 좁아 보입니다.

현재 국경 양측에서만 5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이들은 불과 몇 달 전인 7월 충돌 때도 임시 대피를 했던 사람들입니다. 지속되는 분쟁이 가장 큰 고통을 안기는 건 바로 이런 평범한 국경 주민들입니다. 역사적 유산을 둘러싼 민족주의적 자긍심 대결이 언제까지 일반 시민들의 삶을 위협해야 하는지, 국제사회는 더 실질적인 개입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