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기뢰 위기, 이란 부인 속 국제적 긴장 고조

조K경뉴
7개의 관련 기사

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3일 오후 3:46

발행: 2026년 3월 13일 오후 12:50

요약 생성중...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기뢰를 부설했다는 주장이 영국과 미국에서 제기되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으나, 이란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기뢰는 제거가 어려워 해협 봉쇄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이로 인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는 등 경제적 충격이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박들은 중국 국적 위장 등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모습입니다.

기뢰 부설 논란의 시작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기뢰를 부설했다는 주장이 영국과 미국 측에서 공식 제기되며 국제사회의 긴장이 순식간에 고조되었습니다.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관련 정보가 구체화되고 있다”며 이란의 기뢰 부설 가능성을 시사했고,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약 10개 미만의 기뢰가 이미 설치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단호히 부정하고 나섰습니다. 이란 외무차관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뢰를 부설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오히려 자국 영해 보호를 위한 예방적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쪽에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근거로 위협을 경고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완전히 부인하는 첨예한 대립이 펼쳐지고 있죠.

해협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위협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세계 경제의 관문입니다. 이런 전략적 요충지에 기뢰가 부설될 경우 그 파장은 실로 막대합니다. 문제는 기뢰의 특성에 있습니다. 일단 바다에 설치되면 전쟁이 끝난 뒤에도 완전히 제거하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특히 분쟁 중에는 기뢰 제거 함정과 헬기가 적의 공격에 노출되기 쉽고, 제거 비용도 부설 비용의 10배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란은 5,000~6,000개에 달하는 다양한 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형 고속정이나 어선을 이용해 잠수부가 은밀하게 설치하는 방식이라 탐지가 매우 까다롭죠. 미군은 이란의 기뢰 부설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30척 이상의 기뢰부설함을 선제적으로 파괴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설치되었을 가능성 앞에서는 여전히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기뢰는 값싸고 효과적인 비대칭 전략 무기로, 약한 편인 이란이 강대국 미국을 압박하는 강력한 지렛대가 될 수 있습니다.

봉쇄의 그림자와 경제적 파장

기뢰 위협은 단순한 군사적 도발을 넘어 세계 경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쟁 발발 이후 페르시아만에서만 최소 16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는 매일 80척에서 고작 12척으로 급감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국제 유가는 89%나 폭등하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차질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선박들도 생존을 위한 독자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만큼, 많은 선박들이 선박 추적 시스템(AIS)에 ‘중국인 선주’나 ‘전원 중국인 선원’이라고 표기하며 중국 국적인 것처럼 위장해 통과하는 모습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어떤 선박은 아예 추적 장치를 끄고 ‘유령 항해’를 하기도 하죠. 이는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자구책이지만, 해상 안전 시스템을 교란시킨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미-이란 간의 복잡한 계산 속에 있습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유가를 폭등시키고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줌으로써 미국의 전쟁 지속 의지를 꺾으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미국은 대규모 지상군 투입 없이는 해협의 완전한 통제가 어렵다는 난관에 부딪혀 있습니다. 이란의 기뢰 부설 여부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 좁은 해협은 세계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최전선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