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의 불씨가 된 한 마디
이재명 대통령의 한 차례 SNS 발언이 언론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지난 3월 22일, "언론의 자유는 특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는데요.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유포하는 언론은 일반 시민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그의 핵심 주장입니다. 이 발언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의 사과에 맞선 해당 방송 노조의 반발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한마디는 오래된 논쟁의 불씨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습니다. SBS 노조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이번 논란이 정치권의 '언론 길들이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노조 측은 8년 전 방송된 '조폭 연루설' 관련 보도가 제대로 된 취재와 확인 과정을 거친 내용이라고 맞섰습니다. 대통령실과 언론노조의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언론의 자유와 책임의 경계에 대한 오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논란의 시작
이번 공방의 발단은 2021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야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통령(당시 성남시장)이 국제 마피아 조직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죠. 이른바 '조폭 연루설'입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 의혹을 심층 취재해 보도했고, 이는 당시 대선 국면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해당 주장을 펼쳤던 장영하 변호사는 허위사실 유포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의혹은 법적으로 일단 해소된 상태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꼬리가 길게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이 대통령은 법적 판결이 난 후에도 해당 방송에 반성과 사과를 여러 차례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달,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논란을 잠재우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과가 오히려 새로운 불씨가 되어버렸죠. 제작진의 사과에 SBS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통령과 노조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된 겁니다. 대통령의 최근 SNS 발언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나온 직접적인 대응으로 읽힙니다.
자유와 책임, 그 경계를 두고 펼쳐진 논리
양측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근본적으로 '언론의 자유'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습니다. 대통령 측은 헌법이 '정론직필'(바른 논술과 곧은 필법)을 전제로 언론을 특별히 보호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즉, 진실을 추구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언론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그 보호가 의미를 갖는다는 논리죠. 역사학자 전우용이 검사의 사건 조작 기소와 기자의 사건 조작 보도를 '본질상 같은 악행'이라고 평한 글을 대통령이 공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반면, SBS 노조를 비롯한 비판 측은 대통령의 사과 요구와 발언 자체가 권력에 의한 '언론 길들이기'라며 우려를 표합니다. 그들은 권력의 비리를 감시하고 폭로하는 것이 언론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보기 때문에, 과거 보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행위를 독립적인 언론 활동에 대한 압력으로 해석합니다. 이는 단순한 한 번의 사과 문제를 넘어, 향후 권력 감시 보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더 큰 우려로 이어지고 있죠.
이 논쟁은 쉽게 결론 나기 어려운 구조적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언론이 사실을 왜곡할 때의 사회적 피해는 막심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에서 권력을 견제하는 언론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대통령이 언급한 '추후보도 청구권' 행사 가능성은 이 논쟁이 법적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여론의 방향과 법원의 판단이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