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아이, 열흘의 방임
지난 28일 밤 10시쯤 경기 평택의 한 주택에서 생후 17개월 여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신고는 아이를 혼자 두고 출근했던 친부 A씨가 했는데요. 경찰은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고,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아이는 또래보다 심하게 마른 상태였지만 몸에 골절이나 멍 같은 외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에서 영양 결핍이 사인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냈고, 정확한 사망 원인은 정밀 부검을 통해 확인될 예정입니다.
조사로 드러난 정황
A씨는 이달 초 아내가 집을 나간 뒤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최근 열흘가량 출근 전과 퇴근 후 하루 두 번만 분유를 먹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생후 17개월이면 이유식을 먹여야 하는 시기인데, 사실상 제대로 된 식사를 주지 않고 아이를 홀로 둔 셈입니다.
A씨는 인터뷰에서 아이가 숨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관할 지자체는 이 가정에 과거 아동학대 신고 이력이 없고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근 주민은 아이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친모의 방임 여부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남은 쟁점
이번 사건은 외상 없는 방임이 어떻게 아이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신고 이력이 없고 복지 지원 대상도 아니었다는 점은 위기가 사전에 드러나기 어려웠던 구조를 보여줍니다. 다만 이는 사후 평가일 뿐, 책임의 범위는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질 부분입니다.
경찰은 A씨가 영양 결핍 위험을 인지했는지, 아이를 혼자 두게 된 경위와 주변의 도움 요청 가능성까지 확인할 방침입니다. 아동 방임 사건에서 사전 징후를 어떻게 포착할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