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허가 기준 넘나드는 처방 '위험천만'
비만 치료 주사제인 위고비가 허가된 투약 기준을 벗어나 어린이와 임신부에게 처방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위고비는 원래 BMI 30kg/㎡ 이상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 27kg/㎡ 이상 30kg/㎡인 과체중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허가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회 자료에 따르면, 만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69건, 임신부에게 194건에 달하는 위고비 처방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18세 미만 청소년, 임신부, 수유부 등에게 투여가 금지된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것으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묻지마 처방' 확산, 진료 과목도 무관
이러한 부적절한 처방은 비만이나 내분비 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다양한 진료과목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심지어 치과에서도 위고비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보다는 약물 효과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며, 약물 오남용 및 부작용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역시 유사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약물 남용' 우려 속 심각한 부작용 발생
위고비 처방이 늘면서 부작용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위고비를 투약한 환자 중 급성 췌장염 151명, 담석증 560명, 담낭염 143명, 급성 신부전 63명, 저혈당 44명 등 총 961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중 159명은 응급실을 방문하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었습니다. 신약인 마운자로가 기존 약물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위고비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효과만을 쫓는 처방이 부작용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리 부재 속 '안전 사각지대' 지적
현행 규제 시스템 하에서는 이러한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안전사용 안내서 배포나 협조 요청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허가 사항을 무시한 처방에 대한 처벌 근거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비급여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관리 감독이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에 국회에서는 비만 치료 주사제에 대한 안전 처방 기준 마련과 더불어, 의료 현장에 대한 적극적인 점검 및 조사 강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 및 관리 강화 시급
늘어나는 비만 치료제의 수요와 함께 발생하는 부작용 및 오남용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명확한 안전 처방 기준을 마련하고,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여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합니다.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규제 강화를 통해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