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명 불러모은 '부캉이'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나타난 3.5미터 무태상어가 12일 가까이 머물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지난 9월 18일 처음 목격된 이 상어는 '부캉이'라는 애칭을 얻었고, 추석 연휴 나흘 동안에만 48만3천 명이 몰렸습니다. 부산시설공단 집계로 28일 오후 6시까지 누적 방문객은 60만7074명에 이르렀는데요.
평소 하루 2천 명 안팎이 찾던 공원은 26일 14만 명이 방문하며 70배 넘게 붐볐습니다. 상어가 수면 가까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환호가 터졌고, SNS에는 촬영 영상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다만 인파가 몰리면서 난간을 넘다가 다치거나 교통이 혼잡해지는 등 안전 우려도 함께 커졌습니다.
바다로 돌려보내는 이유
부캉이가 머무는 인공수로는 길이 1.5킬로미터, 폭 30에서 60미터, 수심 2.5에서 4미터 정도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상어가 유영과 호흡은 정상이지만, 좁고 얕은 수로에서는 먹이 활동이 어렵고 장기 체류 시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수면 위에서 먹이 활동 흔적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등 10개 기관은 29일 오전 10시부터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물줄기와 소음, 거품을 만들어 부캉이가 스스로 외해로 나가도록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워터펌프가 효과를 내지 못하면 수로 폭에 맞춘 그물망으로 이동을 보조하고, 입구에는 재진입을 막는 장벽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 방식은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연못에 갇힌 백상아리 '그레텔'을 바다로 돌려보낸 사례를 참고한 겁니다.
명예홍보대사 논의와 기후 경고
부캉이를 둘러싼 사회적 반응도 뜨겁습니다. 부산시가 연 SNS 투표에는 8천 명이 참여했고 91퍼센트가 명예홍보대사 위촉에 찬성했습니다. 부산 동구는 개청 70주년을 맞아 북항 상어 캐릭터 공모전을 열고, 총상금 700만 원 규모로 디자인과 이름을 공모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동물 팬덤 현상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정서적 위안을 얻으려는 심리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합니다. 앞서 얼룩말 '세로', 판다 '푸바오', 늑대 '늑구' 사례도 비슷한 관심을 모았죠. 반대로 김찬희 녹색당 공동대표는 부캉이의 출현을 기후변화와 원전 온배수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의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부산 연안 수온이 2000년 이후 1.2도가량 오르고 한국이 세계 4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점을 근거로 교육과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산시는 유도 작업이 성공하면 12일간의 부캉이 방문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