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시위 현장에서 난무한 '대진연 몰이'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개표소 봉쇄 시위 도중, 참가자 간 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7일 열린 시위 현장에서 60대 남성 A씨가 30대 남성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는데요, A씨는 B씨를 향해 "너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지?"라고 소리치며 폭행을 가했습니다. 이번 집회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고 재선거를 촉구하는 자리였는데, 이 사건은 시위 현장 내부의 불신과 갈등이 어떤 식으로 폭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재선거' 구호를 둘러싼 참가자 간 갈등
당시 시위 현장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이 '수개표 재선거'나 '이재명·선관위 사형' 같은 과격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B씨는 집회의 본질을 위해 과격한 피켓을 자제하고 '재선거' 구호만 외치자고 주변을 만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A씨와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A씨는 B씨가 특정 진보단체에서 파견된 '프락치'라고 의심하며 폭행을 감행했고, 주변 참가자들까지 B씨를 향해 '대진연'이나 '신천지'라며 야유를 쏟아낸 것으로 파악됩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해당 단체와 무관한 일반 시민이며, 우파 진영에 속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폭행으로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으며, 안면근육 이상 증상까지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건 이후였는데요, B씨의 얼굴 사진이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진연 프락치'라는 설명과 함께 무단 유포되면서 2차 가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B씨는 정신적인 불안감을 호소하며 명예훼손 혐의도 함께 진정서에 담았습니다.
수사와 남은 과제
서울 송파경찰서는 B씨가 지난 9일 제출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형사과에 사건을 배당했습니다. 경찰은 폭행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특히 시위 현장에서 특정 단체 소속으로 몰리면서 발생한 폭력과, 이후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허위 정보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신체 충돌에 그치지 않습니다. 정치 집회 현장에서 형성된 불신의 분위기가 물리적 폭력으로 번졌고, 확인되지 않은 의심이 집단적 야유와 2차 가해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경찰 수사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집회 참가자 간 서로를 향한 적대감이 법적 문제로 비화하는 과정은 충분히 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 경찰의 수사 방향과 함께, 정치 집회 현장에서의 폭력 예방 대책이 사회적으로 논의될지도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