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산업 부활 선언과 수출 확대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석탄 산업 활성화 행사에서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과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체결해 미국산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석탄을 “깨끗하고 아름다운”, “가장 믿음직한 에너지”로 칭하며 석탄 산업의 부활을 공식 선언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에 석탄화력발전소와의 전력구매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로, 특히 2040년 완전 탈석탄을 목표로 하는 한국 정부에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지난해 7월 한미 간 타결된 무역 합의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합의문에는 한국이 천연가스(LNG)를 포함한 미국산 에너지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는데, ‘기타 에너지 제품’이라는 표현 속에 석탄이 암묵적으로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한국, 일본, 인도 등과 합의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수출 확대 의지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답변은 ‘팩트시트 없는 내용’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한국 정부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내용이 한미 간 합의 팩트시트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밝히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기존 합의를 확대 해석한 정치적 수사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데요. 실제로 한국의 석탄 수입은 탈석탄 정책에 따라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2023년 전체 석탄 수입액 대비 미국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에 불과합니다. 주 수입원은 호주와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미국산 비중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완전히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정치적 압박에 따라 공기업인 발전5사를 통한 미국산 석탄 수입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국회 질의에 답변하며 “2040년까지는 석탄 수입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한국은 국제적 약속인 탈석탄 로드맵과 최대 교역상대국인 미국의 압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
실제 영향과 에너지 협상의 향방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즉각적인 석탄 수입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다만, 이번 발언이 향후 한미 에너지 협상에서 미국 측의 중요한 요구 사항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뿐 아니라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 확대에도 적극적이어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한국이 미국산 에너지 전체의 구매를 늘리라는 포괄적인 압력이 가해질 수 있죠. 현재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원유, LNG, 석탄 등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무역 균형과 동맹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환경 측면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행정명령을 통해 석탄 발전소 지원을 명시했고, 온실가스 규제의 근거가 된 ‘위해성 판단’을 폐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바이든 전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전면 부정하는 조치로, 국제사회의 탄소 중합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한국으로서는 파리협약 하의 국제적 의무와 2040 탈석탄 목표를 지키면서도 미국과의 협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중과제를 안게 된 셈입니다.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가 더욱 절실해지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