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영상이 불러온 파장
지난 23일 전 세계에 출시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의 도입부 영상에 2022년 이태원 참사 직후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실제 방송 화면이 약 3초간 담겼습니다. 게임은 북한의 남침으로 한반도 전면전이 벌어지는 가상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데요. 전쟁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상황을 뉴스 형식으로 설명하는 장면에 해당 영상이 쓰였습니다.
MBC가 지난 27일 이를 보도하며 논란은 빠르게 번졌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8일 성명을 내고 오락 목적의 게임에 참사 장면을 활용한 것은 부적절하고 몰상식한 행위라며 삭제를 요구했습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사과와 문제 장면 교체를 촉구했습니다.
사과와 삭제, 이어지는 논쟁
액티비전은 3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유가족과 피해자, 심려를 끼친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문제의 영상은 11월 12일 배포되는 업데이트에서 전면 삭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비극적 사건을 연상시키거나 그 아픔을 경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해명도 함께 내놨습니다.
유가족 측은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약속한 삭제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정부 대응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습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게임을 “2차 가해”로 규정하며 차단 가능성을 언급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사과와 삭제로 사안이 종결됐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야권과 온라인에서는 과도한 검열이라는 반발이 나왔고, 차단이 오히려 관심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반복된 민감 소재와 남은 쟁점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민감한 소재로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9년 모던 워페어 2의 공항 민간인 학살 임무, 2010년 블랙 옵스의 케네디 암살 암시와 카스트로 암살 임무, 2019년 러시아의 인접국 침공 묘사, 2022년 이란 공항 공습 임무 등이 비판을 받았습니다. 일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실제 사건을 미리 예언한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이번 작품은 한국군이 플레이 가능한 세력으로 등장하는 첫 사례로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은 삭제 이후에도 남을 전망입니다. 액티비전이 예고한 업데이트를 실제로 이행할지, 정부의 차단 논의가 이어질지가 다음 관전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