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물 문제가 산업계와 공공기관이 동시에 주목하는 핵심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부산과 대구에서 열린 국제 물 주간 행사들에서 삼성전자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각자의 물 관리 혁신 전략을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는데요. 한쪽은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의 수자원 순환을 강조했고, 다른 한쪽은 AI와 디지털 기술로 구현하는 미래형 물도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두 기관의 접근법은 다르지만, 결국 물이라는 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한다는 목표는 같습니다.
AI와 디지털로 그리는 미래 물도시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 공동 주관기관으로 참여했습니다. 450㎡ 규모의 대형 단독 부스를 마련해 8개 콘셉트 공간을 통해 물관리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시티 기술을 소개했는데요.
가장 눈에 띈 것은 3대 초격차 물관리 기술이었습니다. 가상공간에 실제 물 환경을 구현해 홍수를 예측하는 디지털트윈 플랫폼, AI가 정수처리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을 최적화하는 AI 정수장, 그리고 사물인터넷으로 상수도 운영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 관망관리 기술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이 기술들이 첨단 기술과 도시 인프라가 결합된 미래형 물도시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솔루션을 국내외 시장에 지속적으로 확산한다는 계획도 덧붙였죠.
반도체 현장에서 실현하는 물 순환
삼성전자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6에서 반도체 사업장의 수자원 절감과 재이용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반도체 생산은 막대한 용수를 필요로 하는데, 생산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연 취수량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화성과 오산에서 하루 약 12만 톤, 수원에서 약 21만 톤 등 총 33만 톤 규모의 하수처리수를 고도 정화해 기흥 및 화성 사업장 공업용수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내부에서는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로 취수량을 줄이고, 사용한 물을 다시 정화해 재활용하는 Reduce, Reuse, Recycle 전략을 펼치고 있죠.
물 관리의 범위를 사업장 밖으로 넓혀 수생태계 보전 활동도 진행 중입니다. 오산천에서 수달이 다시 관찰되는 성과를 거두었고, 장흥댐 상류 습지 개선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물 사용량 절감을 넘어 자연에 수자원을 환원하는 워터 포지티브와 생물다양성을 복원하는 네이처 포지티브 실현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물 문제는 이제 산업의 경쟁력입니다
물 관리는 더 이상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닙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이 되고, 스마트시티의 핵심 인프라가 되는 전략 자원인 셈이죠. 공공기관의 디지털 기술력과 기업의 순환 경영이 맞물릴 때, 진정한 지속가능한 물 생태계가 완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민관 간 협력과 기술 혁신이 얼마나 긴밀해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물 안보 수준도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