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폭탄이 된 레버리지 상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이른바 '삼전닉스'가 증시에 거대한 구멍을 뚫었습니다. 상장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평균 40%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코스피 지수는 3일 만에 17%나 폭락하며 5,600선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상품의 구조에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되어,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면 복리 효과로 인해 원금 회복이 불가능해지는 구조적 함정이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 후 반등하더라도 ETF 수익률은 14% 이상 마이너스에 머물러 투자자들의 멘붕을 가중했습니다.
땜질식 규제와 책임 전가 논란
당국이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비판이 거센데요. 기본 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개인 투자 한도를 총자산의 20%로 묶는 총량 규제를 도입했습니다. 물론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는 점은 이해되지만, 이미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게는 물타기 기회마저 뺏어버린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 관계자가 시장 변동성의 원인을 개인 투자자의 역동적인 성향으로 돌린 발언은 분노를 키웠습니다. 20% 총량 규제 역시 다른 자산 가격 하락 시 강제 매도를 유발하는 경기순응적 규제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옵니다.
자연사냐, 시스템 개선이냐
결국 규제의 실효성과 근본적 대책이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국내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해당 상품의 상장폐지보다는 운용사와 제도적 지원을 통해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자연사' 방식을 주장했습니다. 당국도 홍콩의 가변 레버리지 제도를 벤치마킹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배율을 탄력적으로 낮출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 중입니다. 하지만 당장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개인의 계좌 통제보다는 리밸런싱 집중 현상 분산과 유동성 공급자의 괴리율 관리 책임 강화 등 시스템 안전망을 먼저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