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200, 중국의 규제와 미국의 허용 사이에서

한뉴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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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0일 오전 10:58

발행: 2025년 12월 10일 오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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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200 AI 칩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 정부는 오히려 자국 기업의 H200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는 미국이 화웨이의 자체 기술 발전을 인정한 전략적 판단과, 중국의 기술 자립 추구가 맞부딪히는 양상입니다. 양국 모두 완전한 봉쇄나 의존에서 벗어나 통제된 경쟁과 자생적 생태계 구축으로 경쟁의 축을 옮기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합니다.

돌고 도는 반도체 경쟁의 새로운 국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200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복잡하게 엮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중국 정부가 오히려 자국 기업들의 H200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무역 문제를 넘어, 글로벌 AI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한쪽에서는 칩을 내보내려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받아들이기를 꺼리는 이 특이한 구도 속에는 양국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공공 부문의 H200 구매를 금지하고, 민간 기업이 사용하려면 정부에 사유를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합니다. 이는 지난해 성능이 다소 낮은 H20 칩에 대해 비슷한 규제를 시행한 데 이은 연장선상의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는 거죠.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같은 중국 IT 대기업들은 성능과 생태계 측면에서 여전히 엔비디아 칩을 선호하지만, 정부의 이런 규제 압력 속에서 국산 칩을 도입하거나 해외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허용, 역설적인 배경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규제를 검토하는 바로 그 칩의 수출을 미국이 허용했다는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H200을 승인된 고객사에 선적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통보한 상태입니다. 이 결정에는 몇 가지 층위의 분석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경제적 이유입니다. H200의 수출이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일자리와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기술 경쟁력의 판단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 당국은 화웨이가 H200을 대체할 만한 자체 고성능 칩을 개발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웨이의 '클라우드매트릭스 384' 플랫폼이나 '어센드 910C' 가속기가 엔비디아 제품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인다는 평가가 내부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죠. 즉, 수출을 막아도 중국 기업이 자체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면, 오히려 미국 기업의 수익 기회만 막는 꼴이 된다는 계산이 작용한 겁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수출 통제가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만 키운다고 줄곧 주장해 온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관세와 통제, 기술이 넘는 장벽

허용이 되었더라도 H200이 중국에 도달하는 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현재 논의되는 경로는 대만에서 생산된 칩이 먼저 미국으로 반입된 후, 다시 중국으로 수출되는 이례적인 우회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25%의 관세가 부과될 전망인데, 이는 수출세가 아닌 관세로 분류해 미국 내 법적 조항을 우회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최근 수출 통제 대상 칩의 불법 유통 혐의로 사업가들을 기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허용과 통제라는 양면 정책이 공존하는 가운데, 여전히 기술 유출과 밀수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은 미국 내에서도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이 주도해, H200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최신 칩에 대한 중국 수출을 30개월간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상원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이들은 국가 안보와 기술 경쟁력 보호를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허용 결정은 단순한 경제적 판단이 아니라, 기술 봉쇄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자립과 경쟁, 앞으로의 방향성

양국의 행보를 종합해 보면, AI 반도체 시장은 명백한 이분법적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더 교묘하고 복합적인 경쟁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면적 봉쇄에서 벗어나 통제된 범위 내에서의 거래를 모색하고 있고, 중국은 외부 기술 수입을 억제하며 자국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이제 누가 기술을 완전히 차단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게 혁신하고 자립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몇 가지입니다. 첫째, 중국의 규제 검토가 실제로 얼마나 강력하게 시행되는지입니다. 둘째,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자체 칩 성능이 어느 수준까지 실질적으로 도달하는지입니다. 셋째, 미국 내 정치적 반발이 수출 허용 결정을 뒤집을 수 있을지입니다. 엔비디아 H200 한 칩을 둘러싼 이 같은 긴장 관계는, 글로벌 테크 생태계가 더 이상 단일 국가나 기업의 통제 하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생태계, 규제, 그리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아우르는 총체적 역량의 대결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