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문 귀성 행렬
짙은 안개와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른 설 연휴 첫날 아침, 전국 고속도로는 고향을 향하는 차량들로 꽉 막혔습니다. 오전 6시를 기점으로 정체가 시작되었고, 11시에서 정오 사이에 정점을 찍으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무려 6시간 10분 이상이 소요되는 극심한 혼잡을 보였습니다. 주요 터미널과 기차역 역시 선물꾸러미를 든 귀성객들로 북적였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행렬은 마치 국민 대이동을 방불케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체는 오후로 갈수록 서서히 해소되기 시작했고, 저녁 6시를 넘기며 대부분의 도로가 원활한 소통 상태로 돌아섰습니다.
한국도로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연휴 첫날 총 약 488만 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했으며, 이 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귀성 차량은 약 46만 대에 달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천안 분기점 부근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 방향 여주 분기점 등이 대표적인 정체 구간이었죠. 다행히 오후 5시가 되자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소요 시간은 4시간 30분으로 크게 단축되었습니다. 이는 많은 운전자들이 낮 시간대보다는 비교적 한산한 시간을 노려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가족을 향한 설렘, 그리고 역귀성
막히는 차량과 긴 이동 시간에도 불구하고, 역과 터미널, 휴게소마다 흘러넘쳤던 건 가족을 만날 설렘이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는 역귀성 나선 노부부가 손주를 보러 가는 길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서울역에서는 할머니 생신 선물로 호박즙을 챙긴 중학생 손자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맞는 명절을 앞두고, 각자의 사정과 기대를 안은 발걸음이 전국을 가로질렀던 겁니다.
어떤 이는 여자친구를 데리고 부모님께 첫 인사를 드리러 떠났고, 또 다른 이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겠다는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김해공항에서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였는데요, 설 연휴를 맞아 다양한 방식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려는 국민들의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이처럼 명절은 단순한 귀성이 아닌, 정을 나누고 관계를 되새기는 중요한 시간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내일이 진짜 고비, 안전 운전이 최우선
첫날의 정체가 대부분 해소되긴 했지만, 진짜 고비는 오늘(15일) 정오쯤으로 예상됩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늘 하루 약 500만 대의 차량 이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낮 12시를 전후해 귀성 차량이 가장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더욱이 어제 새벽부터 고속도로 곳곳에서 잇따른 추돌 사고가 발생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합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는 화물차 사고로 인한 화재가 산불로 번지는 소동도 있었죠.
정부는 이번 연휴를 ‘특별교통대책기간’(13~18일)으로 지정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시행 중입니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15일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까지 전면 면제하고, 버스와 철도 운행 횟수를 대폭 늘렸습니다. 또한, 설 당일 전국 2276개 병·의원이 진료를 실시하고 응급의료기관은 연중무휴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운전자 각자의 주의입니다. 기상청은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와 미세먼지가 지속될 가능성을 예보했으니,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을 때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가족이 기다리는 고향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이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