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E 샘플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7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샘플 출하를 완료한 지 약 3주 만의 소식인데요. 이처럼 양사가 잇달아 차세대 제품을 내놓으면서 AI 메모리 시장의 경쟁 축은 HBM4를 넘어 HBM4E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번 HBM4E는 엔비디아의 차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 울트라'에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핀당 최대 16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했고, 전작인 HBM4보다 에너지 효율은 20% 이상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12단 적층 기준 48GB의 용량을 확보해 대규모 AI 연산 환경에서 데이터 병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10나노급 6세대 미세 공정과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적용해 열 저항을 17% 낮추며 구조적 안정성도 높였습니다.
기술 스펙은 비슷한데 전략은 다릅니다
두 회사가 내놓은 HBM4E 샘플의 성능은 대체로 동급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핀당 16Gbps 속도와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을 제공하며 용량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사실 이렇게 기술 스펙이 평준화되면서, 샘플 공급 이후의 품질 검증과 양산 연결 여부가 더욱 중요해진 셈입니다.
차별화는 베이스 다이와 사업 전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파운드리인 4나노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며 메모리와 로직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역량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TSMC와 협력하며 안정적인 양산 능력과 고객 맞춤형 대응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두 회사 모두 커스텀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각자의 강점을 살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컴퓨텍스에서 8세대인 HBM5 실물 모형까지 공개하며 공격적인 개발 로드맵을 과시했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물량과 마진입니다
HBM4 세대부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엔비디아 공급망에 참여하는 3사 체제가 구축되었습니다. 이전처럼 인증 여부 자체가 독점적 차별화 요소가 되기는 어려워졌고, 당연히 경쟁의 핵심은 수율과 생산능력,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려 하고, 이는 메모리 업체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협상력을 높여 마진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1분기 기준 58%의 HBM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샘플 공급 소식에 힘입어 주가는 263만 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2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추격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앞으로 누가 더 빨리 고객사 인증을 마치고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판세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