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의 에너지 안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심각한 위험에 처했습니다. 특히 수입 원유의 7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정부는 자원안보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공공 부문에 이어 민간까지 차량 5부제가 시행될 전망인데요, 특히 내연기관 차량 비중이 높은 물류업계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50달러 후반대로 치솟았고, 유조선 운임은 78% 이상 급등하는 등 물류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다각화하는 정부의 대응 전략
정부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을 일축하며 비축유 방출과 수입선 다변화에 나섰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2400만 배럴,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총 3000만 배럴 이상의 대체 물량을 확보했고,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력해 2246만 배럴의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납사 수급 차질에 대비해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하고 여수·서산·울산 등을 '산업위기 특별 대응 지역'으로 지정해 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 같은 조치들에 필요한 예산은 4월 추경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장기적 위기와 구조적 과제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힌 가운데, 단기적 대처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OECD 평균보다 44% 높은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을 기록하며 에너지 효율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고유가 시대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이 필수적인데요, 정부는 차량 5부제 확대를 통해 국민적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석유 최고가격제와 에너지 바우처 등으로 가격 부담을 완화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