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채널에 불어닥친 수익 중단
유튜브가 섭식장애 관련 가이드라인을 대폭 강화하면서 국내 먹방·다이어트 채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폭식이나 과도한 음식 쌓기, 극단적 칼로리 통제, 체중 감량 과정을 담은 콘텐츠의 광고 수익이 제한되면서 영상이 삭제되고 수익 창출이 멈추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구독자 44만 명의 다이어트 유튜버 '살빼조'는 수익 창출이 중단됐다며 신규 업로드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10만 구독자의 '미소'는 채널에 올린 667개 영상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9개를 비공개 처리하거나 삭제했고요. 구독자 1350만 명의 '쯔양'은 인천 신포시장을 찾은 영상에서 "앞으로 적당히 먹는 유튜버가 되겠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왜 갑자기 칼을 뽑았나
사실 이번 조치는 갑작스러운 게 아닙니다. 유튜브는 2023년 4월부터 섭식장애를 미화하거나 조장하는 콘텐츠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포함시켰고, 같은 해 9월 광고 정책을 업데이트해 유럽과 미국에서 먼저 시행해 왔습니다. 이를 한국에도 본격 적용한 겁니다.
배경에는 청소년 건강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4년 거식증 진료자 1만 4천여 명 중 10~19세가 절반을 차지했고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감정적 과식과 음식 중독 증상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유튜브는 구토나 하제 남용, 최저 체중과 BMI 공개, 지나치게 수척한 신체 노출 같은 신호를 규제 대상으로 명시했습니다.
'착한 먹방'과 '나쁜 먹방' 사이
유튜브는 먹방 자체를 금지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긋습니다. 음식 소개나 시식, 맛집 탐방 같은 일반적인 먹방은 허용되지만, 짧은 시간에 과도한 양을 먹는 과식 시연은 수익 창출이 제한된다는 겁니다. 판단 기준은 영상 본편뿐 아니라 제목과 섬네일, 설명까지 종합해 내려집니다.
업계 안팎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 폭식 콘텐츠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개인이 선택해 보는 콘텐츠를 플랫폼이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섭식장애 환자와 청소년에게 먹방이 자극이 될 수 있다며 규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창작자와의 소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