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이 말라가자 원전이 멈췄습니다
2026년 여름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총체적 재난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다뉴브강의 수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루마니아의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인 체르나보다 원전이 결국 가동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전력 생산량의 20%를 담당하는 원자로 2기가 모두 멈춰 섰는데요, 원전 책임자는 향후 10일 이내에는 재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루마니아 정부는 암반을 폭파하거나 바지선을 투입하는 등 냉각수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계속되는 가뭄을 막지 못했습니다. 인접한 헝가리 역시 다뉴브강 수위 저하로 팍시 원전의 가동률이 급락하자 군까지 투입해 둑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강물이 마르는 경이로운 현상 앞에서 에너지 안보의 취약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의 '삼중고'
사실 이번 폭염은 루마니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국은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는 신기록을 세웠고, 런던은 38.1도까지 오르며 올여름 최고 기온을 다시 썼습니다. 프랑스 보르도는 40도에 달했고, 스페인과 그리스, 발칸반도를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불 진압에 지친 프랑스 소방관들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며 정부의 실질적인 충원이 없을 경우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루마니아 원전 중단의 여파로 전력의 60%를 루마니아에 의존하던 몰도바는 순환 정전 위기에 직면했고, EU 전체의 경제적 손실은 약 29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럽 인구의 대다수인 3억 4천만 명이 고온에 노출되는 등 공중보건 위기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태양광이 전력 공백을 메우다
반대로 이번 위기 속에서 태양광 발전은 예상 밖의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멈춘 사이, 태양광 발전량은 6월과 7월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태양광은 유럽연합 전체 발전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전력망 안정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물론 태양광도 해가 지면 발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낮에 생산한 전기를 저장할 배터리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기후 위기가 에너지 인프라의 취약성을 드러낸 이번 사태는 유럽이 탄소 감축과 함께 극단적 기상 변화에 대비한 새로운 적응 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절박한 경고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