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사이 향한 곳은 속초
인천 삼산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30대 A 경장이 후배 여성 경찰관을 차에 태운 채 인천을 벗어나 강원도 속초까지 이동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건은 지난달 야간 근무를 마친 뒤 벌어졌는데요. A 경장은 귀가하던 팀원들을 차로 태워주다가 B 순경이 잠들자 경기 가평휴게소를 거쳐 속초 방면으로 운전대를 돌렸다는 겁니다.
B 순경은 도중에 깨어 집에 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A 경장은 식사하고 가자며 운전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동 중 술을 주문하려 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B 순경이 정식 임용을 앞둔 시보 신분이었다는 점입니다. 같은 차에 타고 있던 다른 경찰관 C 씨는 중간에 내렸고, 두 사람만 남은 상태에서 장거리 이동이 이어진 셈입니다.
감금죄와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된 이유
경찰은 A 경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감금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직무고발했습니다. 감금죄는 사람을 묶어두지 않더라도 상대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없게 막으면 성립합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하차를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자유를 제한한 행위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역시 상대 의사에 반한 접근과 이동 강요에 적용될 수 있어 경찰 내부에서도 사안을 무겁게 보고 있습니다. B 순경은 다음 날 지구대 팀장에게 사건을 보고했고, 경찰은 2차 피해 우려를 이유로 구체적 내용 공개를 최소화했습니다.
수사 주체가 바뀐 까닭
조사와 수사는 삼산경찰서가 아닌 인천경찰청 등 별도 기관이 맡습니다. 같은 서 소속 상관과 동료가 얽힌 사안인 만큼 이해관계를 분리해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감찰과 징계 절차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경찰 조직 내 위계 질서가 배경에 깔려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선배이자 상급자인 사이에서 벌어진 일인 데다, 피해자가 신분상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는 점에서 조직 문화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입니다. 반대로 수사 초기인 만큼 A 경장의 입장도 함께 확인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