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보여주는 경기 반등 신호
한국 수출이 유례없는 속도로 성장하며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불과 4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에 근접하는 성과를 거뒀는데요. 이 정도 속도라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2,5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호조는 반도체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구체적인 규모가 눈에 띕니다. 지난 5월 수출액은 877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53.2% 급증했고, 반도체 수출은 37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와 D램 수출이 각각 255%, 369.8%라는 폭발적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죠.
반도체 호황과 EHS 투자의 연결고리
당연히 이런 호조는 AI 시장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늘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 수혜를 톡톡히 봤습니다. 올해 1분기 양사 영업이익만 합쳐도 약 95조 원에 달하는데, 이는 단기 유행이 아닌 구조적 수요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수출 실적이 화려해지는 가운데 업계 안에서는 다른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EHS, 즉 환경과 보건·안전 분야 투자입니다. AI 반도체 생산 확대에 맞춰 친환경 설비와 안전 관리 시스템 고도화가 필수적인데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업황이 나빴던 시기에도 관련 투자를 줄이지 않아왔습니다. 삼성의 EHS 투자액은 2021년 1조 6,488억 원에서 2024년 2조 3,488억 원으로 늘었고, SK하이닉스는 연간 600억~700억 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관건
이제 EHS 투자는 기업의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 실사 요구가 강화되고 있고, 국내 탄소중립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산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현영 서울대 변호사는 안전과 환경 투자가 결국 글로벌 공급망 유지 능력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변동과 관계없이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4개월 만에 작년 한 해를 거의 따라잡은 수출 신기록이 각별한 이유는, 뒷받침 없이는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