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적극주의의 귀환
미국과 일본이 손을 잡고 외환시장에 뛰어들면서 투기 세력이 대규모로 물러서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일주일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 2007년 3월 이후 약 19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환율 방어를 넘어선 강력한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개입의 핵심에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있습니다. 그는 과거 헤지펀드 운용자 출신으로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데 익숙한 인물인데요. 최근 일본 당국과 함께 엔화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 적극주의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이자 정부 적극주의의 복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 이익에 반하는 시장 거래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죠.
엔캐리 청산의 그림자
엔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엔화를 되사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보유한 위험자산을 내다 팔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는 2년 전인 2024년 8월 당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닛케이지수와 코스피, 비트코인이 급락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외환시장 개입이 촉발했다는 점에서 당시와 차이가 있습니다. 외환 개입은 환율을 조정할 뿐 차입 여건 자체를 바꾸지는 않기 때문에 급격한 포지션 재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행 기준금리가 1%로 인상되었음에도 미국 연준 금리와는 여전히 2.50퍼센트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과 부채 부담으로 공격적인 긴축이 어렵다는 점도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시장은 아직 긴장 상태
실제 시장 반응은 2년 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공동 개입 이후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고 비트코인은 일시 하락 후 곧 64,000달러대를 회복하는 등 급격한 투매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잠재적인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은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엔화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입니다. 특히 베선트 재무장관이 지속적으로 일본의 금리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2일에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텐데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 약세 전망이 더욱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일 두 나라의 정책 방향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