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원이 '무섭노' 논란...방언과 혐오 표현의 경계에서

한Y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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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2일 오전 11:33

발행: 2026년 7월 10일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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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 원이의 '무섭노'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며 정치권과 지역 사회의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거제시와 국립국어원은 해당 표현이 경상도 일상 방언임을 확인했고, 조국 전 대표는 리센느와 팬들에게 사과하며 젊은 세대의 언어 문화에 대한 성찰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특정 커뮤니티의 낙인으로 인한 방언 사용자의 자기검열과 언어 다양성 훼손을 우려하며, 맥락에 기반한 성숙한 소통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무섭노" 한마디에 불붙은 공방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유튜브 영상에서 사용한 "무섭노"라는 표현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경남 거제 출신인 원이가 평소처럼 사투리를 섞어 말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의 말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는데요. 경남 지역 방송사 PD가 SNS를 통해 문제를 삼으면서 시작된 이 논란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순식간에 정치권으로 번졌습니다.

당연히 당사자인 원이와 팬들은 난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 고향 사투리로 콘텐츠를 만들며 거제시 홍보대사로 활동해 온 원이에게 날아든 건 예상 밖의 낙인이었죠.

반대로 조국 전 대표는 일베식 언어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표준어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이는 방식이 특정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는데,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리센느와 팬들에게 상처를 준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리센느를 겨냥한 적이 없으며, 젊은 세대의 언어 문화를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죠.

방언인지, 혐오 표현인지

논란이 커지자 원이의 고향인 거제시가 공식적으로 나섰습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무섭노는 경남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방언이자 구어적 표현"이라며 정치적 해석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거제시는 원이가 홍보대사로서 소박하고 진정성 있게 고향을 알려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학계의 분석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국립국어원은 '-노'가 경상도 방언의 종결 어미임을 확인했고, 실제로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도 사용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지영 고려대 교수는 경상도 방언이 종결 어미 자체로 의미를 구분하는 체계적 특성이 있어, "무섭노" 역시 감탄이나 느낌을 표현한 자연스러운 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표현만으로 사용자의 성향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거제 출신 아이돌이 고향 말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일베 낙인이 찍히는 상황을 옹호하며, 지역 방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언어에 씌워진 낙인, 남은 숙제

이번 논란은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언어 다양성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은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가 어떤 표현을 악용하면, 원래 그 방언을 사용하던 사람들까지 위축되어 스스로 말을 삼가는 '자기검열' 현상이 나타난다고 우려합니다. 과거 '동무'나 '인민'이라는 단어가 정치적 의미에 밀려 일상에서 멀어진 것과 같은 맥락이죠.

노무현 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도 자신의 글이 오해를 낳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과와 해명은 서로 다른 세대와 지역의 언어 감수성 사이에서 발생한 간극을 보여줍니다.

결국 중요한 건 맥락을 읽는 능력과 서로에 대한 이해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 특정 표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소멸되는 요즘, 방언 사용자가 억울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사실 확인과 존중이 앞서야 합니다. 거제시가 나서서 지역 언어의 정체성을 지킨 것처럼, 앞으로 이런 논란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성숙한 소통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