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정상, 그 기록의 무게
안세영이 또 해냈습니다. 지난 6월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 오픈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거머쥤습니다. 이번 승리는 지난주 싱가포르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이자, 인도네시아 오픈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이며 대회 2연패라는 값진 기록입니다.
사실 올 시즌 안세영의 상승세는 거침없습니다.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아시아선수권, 싱가포르 오픈에 이어 이번 인도네시아 오픈까지 시즌 5번째 정상에 오르며 세계 랭킹 1위의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결승에서 만난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최근 맞대결은 9번 중 8승을 거둘 정도로 압도적인데요, 월드투어 최고 레벨 대회에서 2주 연속으로 같은 상대를 꺾은 건 그 실력을 증명하기에 충분했죠.
7대 17에서 시작된 기적 같은 반전
물론 이번 우승의 진짜 백미는 준결승에 있었습니다. 안세영은 하루 전인 6월 6일 중국의 천위페이와 맞붙은 준결승에서 정말 믿기 어려운 경기를 펼쳤는데요. 1시간 18분간의 혈투 끝에 세트 스코어 2대 1로 승리했지만, 마지막 3세트는 배드민턴 팬들의 탄성을 자아낸 대역전극이었습니다.
3세트에서 한때 7대 17로 10점 차나 뒤지는 상황에 몰렸고, 심지어 16대 20으로 상대의 매치포인트까지 허용했습니다. 당시 안세영의 체력은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고, 코트에 주저앉는 모습마저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점수를 보지 않고 오직 다음 한 점에만 집중하는 마음가짐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3대 21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경기 후 안세영은 점수를 보지 않고 임했더니 어느새 경기가 끝나 있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는데, 이 장면에 세계 배드민턴 연맹 해설자마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세계 1위의 정신력과 다음 목표
이런 극적인 승리가 가능했던 건 안세영의 뛰어난 기술만큼이나 강인한 정신력 덕분입니다. 준결승에서 체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하루 만에 결승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야마구치를 상대로 1세트 듀스 접전 끝에 23대 21으로 따낸 뒤 2세트는 21대 12로 압도하며 완벽하게 경기를 장악했습니다.
사실 최근 안세영은 야마구치뿐 아니라 천위페이와의 맞대결에서도 점차 우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2024년 10월부터 이어온 세계 랭킹 1위 자리는 이제 기록에 불과한 숫자가 아니라, 위기 순간마다 보여주는 집중력과 실행력으로 뒷받침되고 있죠. 이번 2주 연속 우승은 오는 9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2연패 달성에도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겁니다.
안세영은 경기 후 이스토라 세나얀의 뜨거운 응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대표팀과 트레이너의 도움이 없었다면 회복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팀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은 한 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