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만에 다시 뚫린 금융권
지난달 말 시중은행에서 시작된 해킹이 한 달도 안 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번졌습니다. 17일 대신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연계 서버가 공격받아 고객 3만 8,490명의 이름과 주소,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업무용 웹시스템에서,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에서 각각 비정상 접근이 확인됐습니다.
앞서 이달 초 은행과 저축은행 등 16곳에서도 약 10만 건의 개인정보가 새나갔습니다. 정부가 전 금융권에 자체 보안 점검을 지시한 지 약 20일 만에 같은 일이 반복된 셈입니다.
'북한 IP' 440만 건, 그리고 AI
더 눈에 띄는 숫자는 21일 오전 3시부터 6시간 동안 잡힌 440만 4,101건의 접속 시도입니다. 금융보안원은 북한에 할당된 IP 대역에서 금융사 서버를 훑는 스캔성 접근이 쏟아졌다며 긴급 경보를 전파했습니다. 실제 침해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건 공격의 방식입니다. 밤낮없이 취약점을 학습하고 동시다발로 시도하는 데 AI 에이전트가 동원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AI로 취약점 탐지가 쉬워져 공격이 상시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24시간인 신고 시한을 더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남는 건 '북한'이라는 이름보다 방어
다만 IP만으로 공격 주체를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우회 서버를 거치면 발신지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서입니다. 당국도 제3자가 북한 IP를 위장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북한 소행으로 확정되면 책임 범위가 금융사에서 정부로 넓어질 수 있어, 국가안보실은 긴급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배경에는 웹 개발 언어 PHP의 취약점 'PHP2셸'도 자리합니다. 국내 PHP 서비스 51만 914개 중 패치를 마친 곳은 4.3%에 그쳤습니다. 정부는 통신 3사와 데이터센터 등 172곳을 연말까지 점검하고 사이버위기 경보를 '주의'로 올렸습니다. 유출된 정보가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등록과 2차 인증 활성화 같은 개인 차원의 대비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