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뒤집기 성공한 삼성의 역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의 양산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공급을 시작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번 성과는 지난 HBM3E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졌던 상황을 극복한 역전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새 GPU에 탑재되며 초기 주문 물량에서도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최소 한 달 앞선 시점에 양산을 시작한 점에 주목합니다. 이는 단순한 타이밍의 승리가 아닌,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엔비디아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과거의 뒤처짐을 딛고 선제적 공급에 나선 삼성의 움직임은 HBM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술적 우위를 잡은 설계와 공정의 승부
삼성전자가 HBM4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에는 독자적인 기술 전략이 있었습니다. 기존 HBM3E에서 SK하이닉스가 주로 사용하던 1b 공정 D램을 그대로 가져가는 대신, 삼성은 HBM4를 위해 D램을 새롭게 설계하고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적용했습니다. 여기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접목해 성능을 극대화한 결과, 데이터 처리 속도가 업계 표준(JEDEC)인 초당 8기가비트(Gbps)를 훌쩍 뛰어넘은 최대 11.7Gbps를 구현했습니다.
이와 함께 16단 적층 기술을 통해 단일 스택 기준 36GB의 용량과 최대 3TB/s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하며, 고성능 AI 연산에 필요한 핵심 성능 지표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검증된 1b 공정을 활용해 양산성과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는 두 기업의 접근법은 향후 HBM 시장의 기술 발전 경로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치열해질 주도권 경쟁과 시장의 향배
현재 시장 점유율 예측은 여전히 SK하이닉스에게 유리하게 전망됩니다. 시장 조사 기관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 베라 루빈에 탑재될 HBM4 물량의 약 70%를 SK하이닉스가, 30%를 삼성전자가 공급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확립한 양산 실적과 수율, 그리고 TSMC와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삼성의 기술적 돌파구가 초기 성능 평가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내년 물량 분배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두 기업 모두 AI 수요 폭증에 대비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삼성은 평택캠퍼스에 신규 D램 라인을 증설했고, 양사 모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 경쟁은 단기 점유율 싸움을 넘어,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차세대 HBM4E 및 그 이후 기술을 준비하느냐의 장기 레이스로 확장될 것입니다. AI 반도체 성능의 핵심 부품을 놓고 벌이는 한국 두 메모리 강자의 경쟁은 글로벌 AI 생태계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