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81조 원 관세 인하 카드 꺼내다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열고 81조 5천억 원 규모의 상호 관세 인하에 합의했습니다. 양국이 각각 300억 달러씩, 총 600억 달러어치 품목을 대상으로 한 건데요. 대상 상품의 90% 이상에 붙던 추가 관세를 폐지하고 최혜국대우 세율만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산 가전제품과 완구 등을, 중국은 미국산 옥수수와 의료기기, 석탄 등을 목록에 올렸습니다. 다만 대두는 예외로 남아 10% 관세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미국 농가와 중간선거를 의식한 중국이 협상 카드로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같은 핵심 전략 품목도 인하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12점 만점에 12점으로 평가하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진핑 주석에게 미국산 무기 구매를 제안했다는 대사 발언은 부인했는데요. 강경한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만찬장에서 드러난 온도차
정상회담을 전후해 열린 국빈만찬에서는 양국의 온도차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미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팀 쿡 애플 이사회 의장 등 130여 명의 재계 수장을 불러들였습니다. 반면 중국 공식 대표단은 19명에 그쳤습니다.
사실 미국은 먼저 중국 기업인 대표단을 초대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중국이 일정과 회동 정보를 요구했지만 백악관이 답변을 미루면서 분위기가 틀어졌습니다. 상호주의 적용 범위를 두고도 이견이 컸는데요. 중국은 자국 방문 때의 관례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고위 관료로 제한하려 했습니다.
결국 중국은 외교적 성과를 위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업인들이 만찬 자리를 채우는 것 자체가 소프트파워 승리라고 본 중국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입니다.
남은 건 두 달의 시간
양국은 무역휴전 시한을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하고, 사고 발생 시 소통 채널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휴전 연장 폭이 두 달에 그쳤다는 점은 관계 안정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첨단기술과 반도체 공급망, 핵심광물 통제를 둘러싼 경쟁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갈등 종식이 아닌 전술적 휴전으로 봅니다. 충돌을 막는 가드레일은 마련됐지만 경쟁 자체를 끝내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로서는 이 시간을 활용해 공급망 취약성을 개선해야 합니다. 핵심광물 비축과 공급국 다변화, AI 칩과 반도체 장비 대체책을 평시에 준비해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