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도 던지지 못한 채 내려간 마운드
고우석이 세인트폴 세인츠 유니폼을 입고 처음 밟은 마운드에서 날벼한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7회 구원 등판 기회를 얻었는데, 공을 단 한 개도 던지지 못한 채 이물질 사용 의혹으로 퇴장당한 겁니다. 심판이 글러브 안쪽을 살피던 중 끈적이는 물질을 발견했고, 고우석은 통역을 통해 강하게 부인했지만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습니다. 심판진은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글러브를 압수한 뒤 즉각 퇴장을 명령했죠.
사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극히 드문 사례입니다. 투구 전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돼 등판 자체가 무산된 경우는 베테랑 중계진들도 처음 본다며 당혹스러워할 정도였습니다. 고우석은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된 뒤 빅리그에 잠시 올랐다가 트리플A로 내려와 재승격을 노리던 중요한 시기였는데, 이처럼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죠.
20년 경력 중계진도 당황한 이유
현지 중계를 맡은 션 아론슨 캐스터와 스티브 린즈마이어 해설가는 이 장면에 쉽게 단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20년 넘는 현지 중계 경험이 있음에도 투구 시작 전 퇴장당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계속해서 이물질의 정체가 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죠. 린즈마이어 해설가는 손목 부상을 가리기 위한 물질이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메이저리그는 2021년 6월부터 스파이더택 같은 이물질 사용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적발된 투수들은 대부분 10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고, 맥스 슈어저처럼 항소해도 징계를 피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6월 에드윈 디아즈 이후 약 2년 만에 나온 퇴장 조치라 규정 위반에 대한 경고 수위가 여전히 높다는 걸 보여줍니다.
빅리그 복귀를 앞둔 치명적 변수
이번 사태가 고우석의 커리어에 미칠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진다면, 빅리그 재콜업을 위한 시기와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올 시즌 종료 후 거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이미지 타격은 잔여 경기 동안의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일부에서는 고우석이 의도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을 리 없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이물질 검사가 상시 이루어지는데 뻔히 보이게 위반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압수한 글러브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의 해명이 설득력을 얻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향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결과와 징계 여부에 따라 그의 미국 무대 내 미래가 크게 출렁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