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0선 넘어선 코스피
8월 18일 장 초반,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 이상 뛰며 7127선에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이어서 장중에는 7161까지 오르며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으로 7100선을 회복했는데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대와 5%대의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순매수하며 시장 분위기를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상승은 닷새 연속 이어진 흐름입니다. 지난 14일에도 코스피는 6977선까지 오르며 7000선을 눈앞에 뒀었고, 장중에는 7010까지 찍기도 했는데요. 외국인들이 매도를 멈추고 오히려 선별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추세 전환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수급 구도는 여전히 엇갈린 상태입니다.
AI 호황이 불어온 반도체 봄바람
이번 주식 시장의 상승 동력은 단연 반도체 업종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64% 올랐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각각 4%, 8% 이상 급등하며 국내 증시에 훈풍을 전달했습니다. 마이크론의 강세는 앤트로픽이라는 AI 스타트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배경에 있었는데요.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배 이상 늘어난 115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28년에는 2천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오픈AI 임대용으로 오하이오주에 최대 105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AI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동반 상승시켰습니다. 당연히 국내 증시에서도 전기·전자 업종이 3% 이상 오르며 업종별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7000선 안착까지 남은 매크로 변수
코스피가 7100선을 넘었다고 해서 모든 게 순조로운 것은 아닙니다. 사실 미국 증시는 최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채 금리 급등으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며 부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 협상이 시한 만료로 종료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고, 이 여파로 국제유가는 급등했으며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인 5.3%까지 치솟았습니다.
장기 금리가 이 정도로 오르면 성장주에 대한 부담은 불가피합니다. 물론 반도체 업황 자체는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무디스의 한국 성장률 상향 조정 등 긍정적인 요인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너무 빠른 상승 뒤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중단 이후 방향 전환이 나타나며 시장 내부 체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9월 연준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이번 주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주의 흐름이 7000선 안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