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미끼로 17억 원
온라인에서 여성 소개를 미끼로 접근한 뒤 가짜 사이트로 유인해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또다시 적발됐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팀장 임모(30)씨 등 조직원 10명과 대포계좌 명의자 14명, 모두 24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가운데 9명은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거쳐 태국 방콕으로 거점을 옮기며 허위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가입비 2만 원으로 문을 연 뒤 예약 보증금과 보안인증비, 시스템 복구비를 잇달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한 피해자는 16차례에 걸쳐 1억5088만 원을 보냈고, 최대 피해액은 2억4500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11명, 피해액은 5억 원이지만 계좌 분석 결과 전체 규모는 100여 명, 17억7000만 원으로 추산됩니다.
조직은 기업처럼 움직였다
수법은 단순했지만 조직 운영은 기업에 가까웠습니다. 텔레그램과 해외 포털로 조직원을 모집해 총책, 총괄, 팀장, 상담원으로 직급을 나눴고 상담원도 1~3차로 세분화했습니다. 방콕에서는 4층짜리 빌라 전체를 빌려 사무실과 숙소로 쓰며 합숙 체제로 움직였습니다. 조직원끼리는 닉네임을 쓰고 행동강령으로 내부를 통제했으며, 차명계좌 19개를 돌려쓰고 2주마다 계좌를 바꿔 추적을 피했습니다.
경찰은 국정원과 태국 경찰의 공조로 지난 6월 22일 방콕에서 7명을 검거했고, 7월에서 8월 사이 세 차례에 걸쳐 국내로 송환했습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압수물 53점도 함께 넘겨받았습니다. 해외에 체류 중인 간부 8명은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고, 국내에 있는 조직원도 추적 중입니다.
70대 한 명이 6억 원
경남경찰청이 잡은 조직은 규모가 더 컸습니다.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실을 차린 이들은 2024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SNS에 여성 사진과 '20대 싱글' 문구를 올려 남성 34명을 끌어들였고, 가입비와 인증비, 서버 복구비 명목으로 26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70대 남성 한 명이 11일 만에 6억 원을 잃기도 했습니다.
광고팀과 기망팀, 사이트 제작팀으로 역할을 쪼개고 30대 총책이 전체를 지휘하는 구조였습니다. 경찰은 별건 투자사기 수사 중 제작 조직이 베트남 범죄단체에 가짜 사이트를 공급한 정황을 포착했고, 국제공조로 총책을 현지에서 검거해 송환했습니다. 총책의 범죄수익 5억3000만 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으로 묶였습니다. 도피한 조직원 6명에게는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두 사건의 피해자는 대부분 20~40대 남성이고, 확인된 피해만 130명을 넘어섭니다. 경찰은 검증되지 않은 링크 접속과 고수익 해외 취업 미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