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현대를 잇는 실험 문학…앤 카슨, 2026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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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9일 오전 8:21

발행: 2026년 10월 8일 오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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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노벨문학상에 캐나다 시인 앤 카슨이 선정됐습니다. 고전 전통과 유희적 대화로 현대 문학의 새 형식을 창조한 공로를 인정받았는데요. 19번째 여성 수상자이자 앨리스 먼로 이후 두 번째 캐나다 작가입니다.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빨강의 자서전'과 실험적 장례물 '녹스'가 대표작이며, 2024년 파킨슨병 진단 후에도 창작을 이어왔습니다.

시의 문법을 허문 고전학자

2026년 노벨문학상이 캐나다 시인 앤 카슨(76)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고전 전통과 유희적 대화를 나누며 현대 문학을 위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한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라고 평가했는데요. 123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19번째 여성 수상자이며, 2013년 앨리스 먼로 이후 두 번째 캐나다 작가입니다.

카슨은 1950년 토론토에서 태어나 문학과 그리스어, 비평을 전공했습니다. 시와 소설, 에세이, 번역을 한 작품 안에 버무리는 통섭적 글쓰기로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죠. 한림원은 그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냈다고 봤습니다.

신화를 현대의 언어로

그의 대표작은 1998년 발표한 운문 소설 '빨강의 자서전'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가 죽인 괴물 게리온의 이야기를, 게리온의 시선에서 현대적 성장과 사랑의 서사로 다시 쓴 작품인데요. 신화 속 괴물을 매혹적인 존재로 되살려 전미비평가협회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뉴욕타임스가 주목할 책으로 선정했습니다.

2010년작 '녹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상을 떠난 형제를 기리며 사진과 편지, 글을 아코디언처럼 접히는 한 장의 종이에 엮은 실험적인 장례물입니다. 한국 작가 한강은 이 작품에 "사무치게 진실한 것은 어둠을 꿰뚫은 빛이 된다"는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죠.

파킨슨병도 멈추지 못한 붓

카슨은 수십 년간 고대 그리스 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친 고전학자입니다. 사포와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현대적으로 번역했고, 미시간대와 뉴욕대, 프린스턴대 등에서 시와 번역을 강의했습니다. 2005년에는 캐나다 훈장을 받았고, 2001년에는 여성 최초로 T.S. 엘리엇상을 수상했습니다.

2024년에는 파킨슨병 진단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병으로 필체가 흐트러지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에세이집 'Wrong Norma'를 발표하며 창작 의지를 꺾지 않았는데요. 그는 "단어의 어원 탐구가 모든 작업의 출발점"이라며, 인간이 말하는 행위 자체가 절망을 극복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상 소식을 들은 그는 아이슬란드에서 바람 소리를 듣고 있었다고 합니다. 놀라움 속에서도 진심으로 기뻐했다고 전했는데, 시상식은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립니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의 시대에 시적 상상력이 왜 필요한지 묻는 그의 목소리는, 이번 수상으로 더 많은 독자에게 닿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