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캄보디아의 그림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한 납치, 감금, 폭행, 고문,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끔찍한 사건들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경찰에 접수된 실종 및 감금 의심 신고는 143건에 달하며, 외교부에는 550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아직까지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의 발단은 주로 온라인상에 게시되는 '달콤한 유혹'입니다. 주급 수백만 원을 약속하며 동남아, 특히 캄보디아로 청년들을 유인하는 구인 광고가 기승을 부립니다. 텔레마케팅, 디자인, 상담 등 다양한 직종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보이스피싱 등 불법 범죄 조직의 일원으로 동원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브로커들은 감금이나 폭행이 없다고 거짓말하며 개인 신원 정보를 요구하고, 심지어 불법임을 인지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출국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납치, 감금, 고문… 끔찍한 실태와 피해 규모
캄보디아에 도착한 피해자들은 약속된 업무와는 전혀 다른 현실에 직면합니다. 칼로 위협받거나, 욕조에 얼굴을 담그는 고문, 전신 타박상, 마약 강요 등 극심한 폭행과 학대에 시달립니다. 높은 담벼락과 철조망, 총으로 무장한 감시자들로 둘러싸인 범죄 단지에서 탈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일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 성과가 부진하면 다른 조직에 팔려가는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하며, 심지어 폭행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시신이 단지 내 소각장에서 처리되었다는 충격적인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장기 매매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경북 예천 출신의 대학생 박모 씨는 캄보디아 박람회 방문을 명목으로 출국했다가, 현지 범죄 조직에 납치되어 고문을 당하다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주범으로 지목된 조선족 리광호 등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구조를 호소하고 있으며, 실종자들의 안전한 귀환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부패한 현지 경찰과 늑장 대응… 문제의 근본 원인
이러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배경에는 캄보디아 현지 경찰의 부패와 정·재계 유착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경찰로부터 뇌물을 요구받거나, 심지어 경찰이 범죄 조직에 뇌물을 상납하며 범죄를 묵인하거나 가담하는 정황도 증언하고 있습니다. '간신히 빠져나왔더니 경찰이 금품을 요구했다'는 피해자의 증언은 현지 치안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국내 수사기관과 외교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초기 대응의 미흡함에 대한 비판도 제기됩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캄보디아 경찰이 출동했을 때, 방송에 나온 인원만 구출하고 추가 수사 없이 돌아간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한국대사관은 현지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경찰은 수사권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생 박 씨 사건과 관련하여, 박 씨의 대학 동기가 가족에게 신고를 막으려 집요하게 연락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경찰은 이 인물이 속한 국내 대포통장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초로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증거를 공개한 '천마'씨는 정부와 수사기관의 늑장 대응으로 범죄 조직의 상당수가 이미 해외로 빠져나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범죄 소탕 위한 움직임과 남은 과제
정부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수사본부장을 현지에 급파하고, 종합대응단을 운영하며 경찰관 추가 파견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캄보디아 내 피해를 입은 한국인 63명의 송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터폴 적색수배가 완료된 인원부터 우선 송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모니터링 강화, 출국 단계에서의 관리 강화, 국제 경찰청장 회담을 통한 양국 간 협력 채널 구축 등 범죄 예방 및 신속한 송환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사기 산업 규모가 GDP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국제기구 보고서가 있듯,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젊은층이 범죄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정보 제공과 예방 교육, 그리고 국제 공조를 통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