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라 칭한 메르츠 총리의 경고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지난 6일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AfD는 43.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해당 정당 창당 이후 주 단위 선거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입니다.
하지만 이 소식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는 연방의회 연설에서 AfD의 핵심 공약인 '재이주(이민자 대량 추방)' 정책이 피부색과 출신에 따른 인종청소와 다름없다고 직격했습니다. 또한 이주 노동자들이 요양원과 병원, 식당 등 사회 필수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AfD 정책이 현실화되면 독일 경제의 핵심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의 축하와 무산된 통화
AfD의 승리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뛰어들면서 독일 정부는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MGGA(Make Germany Great Again)'라는 표현을 쓰며 AfD의 압승을 공개적으로 축하했는데요. 이는 마치 자신의 정치적 성과처럼 받아들인 겁니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원래 9·11 테러 25주년을 앞두고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전격 연기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외국 지도자의 국내 정치 개입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요. 이번 통화 연기는 독일의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키겠다는 메르츠 총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립니다.
이스라엘의 딜레마와 집권 가능성
AfD의 부상은 이스라엘에게도 예민한 외교적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정부는 그동안 유럽 내 여러 극우 정당들과 무슬림 반대라는 공통분모로 관계를 강화해 왔지만, AfD만큼은 사정이 다릅니다. 나치 미화와 홀로코스트 과소평가 등 반유대주의적 성향이 공식적으로 지적된 탓인데요. 특히 독일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역사적 책임으로 이스라엘과 특수한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AfD와의 밀착은 외교적 파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AfD는 과반 확보를 위해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BSW)과의 회담에 합의했습니다. 다른 주요 정당들이 AfD를 배제하는 '방화벽' 원칙을 고수하는 가운데, BSW와의 협력 여부가 AfD의 첫 주정부 집권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