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움직이는 새로운 지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7월 24일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큰 그림을 제시했습니다. 자동차와 로봇 같은 개별 기기를 넘어 공간 전체, 나아가 도시 단위의 통합 지능화를 추진하겠다는 '피지컬 AI' 비전인데요. 단순히 차를 만들어 파는 회사에서 벗어나, 도시 자체를 지능형 생태계로 바꾸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엔비디아·구글과 손잡고 실리콘밸리에 거점
비전 실현을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웨이모, 구글 딥마인드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는데요. 특히 엔비디아와는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새만금 AI 밸리 투자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차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첨단차량플랫폼 본부 산하 조직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NASA와 애플, 엔비디아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제레미 마 전무가 리더를 맡았는데요. 기존 현대 크래들과 함께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할 외형적 기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리콘밸리를 혁신의 전진기지로 삼아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취지입니다.
인재와 문화로 완성하는 미래 지도
기술 투자만큼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오는 9월 실리콘밸리에서 HMG 테크 탤런트 포럼을 열어 AI와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분야 전문가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이와 연계한 그룹 통합 글로벌 채용 프로그램도 진행 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체험형 과학관인 익스플로라토리움과 손을 잡았습니다. 2032년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에 체험형 과학관을 조성해 기초과학 저변을 넓히고,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탐구 정신과 실험 문화를 국내에 뿌리내릴 예정입니다.
결국 피지컬 AI는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인재와 문화가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됩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행보는 제조업의 강점을 소프트웨어와 AI로 결합하려는 대형 변곡점으로 읽힙니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합 지능화가 현실적으로 언제 가시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